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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2011 공모전 시민심사

[청소년부문] (수기) 나의 마음을 울리는 소리 - 유다예



[ 아름다운 가게에 가다! ] 이번 방학 때 가족끼리 공정여행을 가보고 싶었는데 아빠가 네덜란드에 계셔서 가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다가 공정무역 상품이나 친환경 상품을 파는 가게에 가서 물건을 구입해보기로 했다. 이 일은 8학년 1학기 때 기가수업을 받을 때부터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다. 학교에서 공정무역을 배우면서 관심이 커졌고 남과 내가 모두 윈-윈 해서 더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가게를 갈까 하다가 친구한테 얼핏 우리 동네 주변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다는 것을 들은 것이 생각났다. 나는 학교 CA 위코노미 팀에서 공정무역의 날에 학생들에게 공정무역에 대해 알려주고 공정무역 제품을 판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가게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조사해 보았더니 생각보다는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었다. 내가 여태까지 이렇게 무관심 했을 줄이야. 

나는 시간이 되는대로 다음날 엄마와 함께 아름다운 가게에 갔다. 공정무역 제품을 파는 곳에 처음 가보는 지라 어떤 곳일까 너무 궁금했다. 애들이 가끔 공정무역 제품 샀다고 나는 착한사람이라고 자랑하는 모습이 떠오르니 빨리 가보고 싶어졌다.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가게는 아주 멋있고 근사한 곳이었다. 우리가 학교에서 눈으로 보았던 예쁜 초콜릿, 커피 등 신기하고 세련된 제품들을 많이 팔고 깨끗하고 클 줄 알았다. 그리고 친환경적인 제품들도 공장에서 만들어서 팔고, 가격도 꽤 되는 곳 일거라고 예상했었다.  해석하자면 솔직히 나는 공정무역 제품을 파는 좋은 곳이라는 것만 알고 제대로 모르고 갔었다. 단지 들뜬 기대감으로 갔을 뿐이다. 

막 뛰어가서 딸랑딸랑~ 문을 열고 아름다운 가게 안으로 들어갔는데 조금 놀랐다. 이런 곳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겉에도 약간 허름했고 특히 안에는,,, 생각보다 크지도 않았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자원봉사자들과 기부한 물건들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다른 가게랑 별 다를 게 없어보였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소비자들은 거의 다 나이 드신 분들이었다. 내가 너무 큰 기대를 가져서 그런가? 그래도 가게는 아담하고 분위기도 친근했다. 아름다운 가게는 공정무역 제품만 파는 곳이 아니라 안 쓰는 물건들을 기증받고 파는 가게였다. 우리가 낸 돈으로 당연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이런 시스템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이런 가게들이 많아지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것이다. 이 세상에는 우리 같은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소외되고 어렵게 살아가는 힘든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짜고짜 가서 도울 수 없는 법이니 이런 편리하고 유용한 방법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가게 안에서 공정무역 제품은 한 칸밖에 차지하지 않았고, 제일 유명한 초콜릿, 커피, 설탕, 유기농 과자 등만 팔아서 조금 아쉬웠다. 다른 공정무역 제품들 중에 어떤 것들이 있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거기는 생각보다 헌 것들을 많이 팔았다. 종류도 다양했다. 옷부터 해서 (제일 많았다.)책이랑, 신발,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등등. 더 놀랐던 것은 진짜 예쁜 하이힐이 2500원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많이 쌌다. 책도 한권에 500원씩이었다. 생활용품들도 오래되거나 헌것들이 좀 있어서 바자회 같은 느낌이 났다. 그렇다고 물건들의 질이 낮은 것은 아니었다. 피팅룸도 있고 조용한 음악도 나와서 제법 백화점에 있을법한 가게를 연상시켰다. 옷 같은 경우에는 세련되고 특이하면서도 싼 옷들이 많았다. 나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고 해서 비쌀 줄 알았다. 지역 주민들도 가격부담도 들하고 남도 도울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아름다운 가게에 많이 오나 보다. 나는 가게를 돌아보면서 초반부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을 반성했다. 나는 다시 생각해보았다. 진정한 가게는 단지 모습이 이쁘고 좋은 물건들을 팔고 고급스러운 게 아니라 아무리 부족하고 미약하더라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고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나는 혹시나 가게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자료들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없었지만 학교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팔 때 붙였던 것과 똑같은 포스터를 피팅룸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난 거기서 자원봉사를 하러 온 아저씨들도 보았다. 젊은 아저씨들이 앞치마를 두른 모습은 웃길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열심히 자원봉사를 하러 온 아저씨들이 멋있어 보였다. 이런 곳에서 봉사하면 스스로도 큰 보람들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좀 더 커서 알바를 할 때는 이렇게 의미있는 일들을 하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랑 엄마는 공정무역 초콜릿(초콜릿.), 커피(히말라야의 선물), 설탕(마스코바도)을 사고 옷, 풀 등과 같은 생활용품들을 샀다. 비록 물건들 몇 개 사지 않았지만 어려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생각에 기뻤다.

카운터에 보니까 가게 안의 물건들을 사는 사람들은 착한 소비를 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나도 착한 소비자가 드디어 되었다는 것이 정말 기쁘고 뿌듯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큰 기업들이 자기네들만 돈을 벌어먹으려고 상술도 많이 쓰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에 많이 속아 넘어가면 안 될 것 같다. 다행이도 최근엔 여기저기서 이런 착한 소비와 공정제품을 파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되도록 그런 곳을 이용해야 겠다. (실제로 우리가족도  ‘바른 생협’ 같은 곳에 예전보다 더 많이 가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 외의 요즘의 많은 가게들이 비닐봉투를 받으려면 돈을 받는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그 방법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환경을 보호하고 지킬 의무가 있다. 더욱 더 환경에 손을 대고 파괴한다면 이 지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머릿속으로만 환경을 보호해야지! 하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환경을 생각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가게에 가서 몇 번 물건들을 사거나 호스피스 같은 곳에서 몇 번 봉사하는 것 보다는 우리 생활 속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사소한 것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면 평상시에 좋은 물건이라도 부도덕하면 사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제품은 되도록 피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름다운 가게를 다녀오면서 많은 걸 느끼고 뜻 깊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공정무역과 환경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끔씩 이곳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다른 가게들도 방문해보고 싶다. 이번에 아름다운 가게 앞에서 기부함을 보았다. 거기 안에 안 쓰는 물건들을 집어넣으면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된다고 한다. 다음번에 갈 때는 내가 쓰지 않는 물건들을 가져가서 기부함에 넣을 생각이다.^^ 이번 방학에는 캠프도 많이 가고 여러모로 바쁜 일들이 있어서 많이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실천들을 계속 늘려갈 것이다. 가족끼리 회의해서 공정여행도 갔다 오고, 밸런타인데이 같은 날에는 공정무역 초콜릿을 주고, 집에서도 친환경적인 제품들을 많이 사용할 것이다. 모두가 함께 같은 꿈을 꾸고 노력한다면 좋은 사회가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고 모두가 공정해지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