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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사막, 잃어버린 별

2011.07.29 09:09 과거 수상작 | posted by 사회적경제

잃어버린 별 - 전은진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2009년 장려상 수상작

2008년 2월 12일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짐을 꾸려 놓고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여행을 떠날 때면 언제나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 했다. 여느 때와 달리 이번 여행의 테마를 조금은 특별한 것으로 정했다. 특히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서도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해 대부분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인에게 정당한 임금이 돌아 갈수 있도록 공정여행을 시작했다. 그렇기에 감히 나의 여행을 아름답다고 말하겠다. 여행에 앞서 몇 가지의 규칙을 정해야 했다.

1. 대중교통이용하기.(여행사버스이용 금지)
2. 현지에서 생산된 음식 및 공산품 만  구입
3. 대가 없는 적선 하지 않기.
4. 현지인을 배려하는 여행하기
5.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항상 텀블러 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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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티와 커리

짜파티와 커리. 현지 주식으로 짜파티는 우리가 알고있는 난보다는 두껍고 거칠다. 야채 커리는 강한 향신료 맛이 인상적이다.


수도인 델리에 도착하자마자 자이살메르로 향하는 기차표를 구입하고 그곳으로 떠났다. 기차 연착에 여러 가지 문제로 17시간이 넘는 이동으로 몸이 무거웠지만 황금의 도시답게 아름다웠다. 자이살메르 역에 도착하자 우리가 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여기저기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우리는 먼저 이곳의 사정을 알기 위해 시장으로 향하였다. 시장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각종 수공예품과 먹거리로 가득했다. 특히 시장은 인도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곳곳에서 피워대는 향냄새와 코끝을 자극하는 각종 향신료 냄새가 진하게 피워온다. 이것이 인도 여행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인도 냄새다.

요즘엔 인도에 대형 마트와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는 추세라고 하였다. 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은 수공예품의 정교함은 따라 잡을 수 없었다. 시장은 자이살메르 성을 감싸고 있는데 낙타의 도시답게 낙타가죽을 이용한 상품들이 많았다. 모자와, 신발, 가방, 수첩, 열쇠고리,,, 바로 옆에서는 직접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나는 열쇠고리 몇 개와 수첩을 샀다. 책이나 그동안 들었던 얘기로는 무조건 깎아야 한다고는 했지만 바느질로 부르튼 손을 보고서는 도저히 깎을 수가 없었다. 대부분이 여행자를 위한 기념품을 팔고 있다. 낙타가죽 제품은 거친 감은 있지만, 본연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주민의 도움을 받아 1인당 10루피(한화 350원)정도로 흥정을 하고 릭샤라는 인도의 이동수단을 타고 사막입구까지 갔다. 특히 방문객 대부분이 여행자들이여서 현지인들은 흥정의 달인이고 협상의 달인이다.

낙타 사파리를 쉽게 할 수 있게 예약하는 곳이 있었지만 사막에 대한 설레임으로 잠시도 기다릴 수 없어 직접사막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사막입구에서는 현지주민들이 낙타사파리를 위해 하염없이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어느 몰이꾼의 낙타를 골라 사파리를 하였다. 너무 엣되 보이는 소년은 아버지와 함께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몰이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루 낙타 사파리를 다녀오면 낙타 대여비를 지불하고 나며 300루피(한화 10000원)정도의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소년은 집안사정으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아버지와 함께 매일 사막으로 나온다고 했다. 손님이 없어도 사막에 나와 여행자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나마 오늘은 우리를 손님으로 맞을 수 있어서 운이 좋은 날이라며 좋아했다. 노프라블럼~ 노플라블러~ 괜찮아? 몰이꾼은 서툰 한국말을 섞어가며 노프라블럼을 연신 내뱉었다. 한낮의 내리쬐는 태양에 입술은 바짝 타들어가고 피부는 갈라지는 듯했다. 우리는 몰이꾼이 직접 만들어주는 현지정통의 식사를 맛 볼 수 있었다. 이리저리 한참을 둘러 보더니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낙타 등에 있던 안장을 들추고 그 안에 있던 식기와 식재료를 꺼내 손질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변에 있는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피우고 뚝딱 한 끼 식사를 만들어 냈다.

짜파티

짜파티

당연히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특히 콜라 등의 탄산음료가 너무나 마시고 싶어지는 맛이었지만 몰이꾼이 만들어주는 짜이(인도의 차)를 마시며 함께 바닥에 둘러 앉아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짜이는 여행 중에 가장 즐겨 마시던 음료이다. 생강차에 우유를 섞은 맛있데 낮이나 밤이나 덥거나 춥거나 항상 따뜻하게 해서 마신다. 기차 안이나, 시장, 음식점 어디를 가도 짜이를 맛볼 수 있다. 특히 갠지스 강이 흐르는 바라나시에서는 갠지스강물로 짜이를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 기차에서 짜이를 사먹으면 종이처럼 얇은 플라스틱 컵에 주지만 각자 구비한 텀블러에 받아 마셨다.

물이 귀한 사막에서 설거지는 모래를 사용한다. 뜨겁게 달궈진 모래로 그릇을 오히려 살균효과까지 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를 다녀 온 사람이라면 인도의 물 때문에 고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양치질을 하더라도 생수로 헹구어 내야 탈이 나지 않는다. 우리도 생수를 꼭 사서 먹어야 했는데 잘 알려진 에비앙이나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생수는 우리의 목적과 다르기 때문에 네팔이나 현지회사에서 생산되는 물을 사마셨다. 물 보다 고운 모래로 설거지한 스테인레스 그릇은 오히려 광이 반짝 반짝 난다. 우리가 먹은 그릇은 각자 닦았다. 먹은 그릇을 닦아주는 손님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연신 했다.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뿐이었지만, 감사의 인사를 받고 나니 그동안 내가 당연히 해야 마땅한 또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지 않은 것을 꾸짖는 것 같았다.

이윽고 밤이 되었고 사막의 일몰은 온 세상이 황금으로 뒤덮이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우리는 사막 한가운데서 담요하나로 잠을 들어야 했다. 당연히 잠은 잘 오지 않았다. 달도 져버린 어두운 새벽이 되자 약속이나 한 듯이 별들이 빚 나기 시작했다. 떨어지는 유성에 소원을 빌었다. 유성은 몇 분내로 계속 떨어져 수십 가지의 소원은 족히 빈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누워 별을 보고 또 보았다. 애초에 사막에 오고자 했던 이유도 별을 보고 싶어서였다. 온갖 네온사인으로 별을 볼 수 없는 서울에서 하늘을 올려다 본적이 없다. 다이아몬드보다 투명하고 빛나던 별. 지금도 내 눈으로 쏟아질 것만 같았던 별들을 가슴에 담아 간직하고 있다.

물론 나의 짧은 공정여행이 현지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나의 여행이 그 사람들에게 정당한 댓가로 돌아가길 바랐으며 나의 작은 행동으로 인해 어떤 소년이 학교에서 공부를 다시 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윤리적 소비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하늘에 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경쟁하는 네온사인으로 인해 보지 못하는 것뿐이다. 공정무역이니 윤리적 소비이니 하는 것이 이와 같다. 잃어버렸던 별빛을 나누워 주는 것이다. 이제 잃어 버렸던 별을 찾을 때다. 강한 빛에 보이지 않았던 별을 찾는 것이다.“진정한 변화는 사람들이 행하는 것이며 한때의 유행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말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변화가 필요하다.

Posted by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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