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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1 09' 수기부문 금상 / 아낌없이 주는 나무 되기

2009년 금상 수상작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공정무역 그리고 아.주.나 되기 ('아.주.나.' :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줄임말)
김민혜


한국 인천에서 네팔 카트만두까지 항공 5시간 30분.
네팔 카트만두에서 바드라푸르까지 항공 50분.
바드라푸르에서 피딤까지 버스 5시간 30분.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
절경들이 두 번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사람이 아름다운 그 곳.
네팔 동부 끝자락. 피딤에서 공정무역과 아.주.나 되기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1. 홍차 


걷기 시작한 지 1시간.

"얼마나 걸어야 해요?" "아직도 멀었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도 계속해서 확인한다. 땀은 비 오듯 흐리고, 숨을 헐떡거리지만 도착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2시간이 조금 넘으니 숨도 고르고 걸음도 익숙해진다. 이제야 경치들이 눈에 보이고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바람과 힘들어 하는 친구들을 챙기는 법을 알게 된다. 시원한 얼음물을 주면 고맙겠지만 뜨거운 홍차에 가득 설탕을 넣어 가는 곳마다 한 컵씩 주신다.

얼마나 걸었을까, 눈에 들어온 건 홍차밭이었다. 그것도 경사가 60도는 족히 되어 보이는 그런 산에 펼쳐진 밭이었다. 홍차밭에 왔다는 기쁨과 더불어 60도 경사를 어떻게 올라갈지 걱정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줄을 지어 올라갈 때 앞 사람은 뒷 사람을 잡아주고, 그 뒷 사람은 또 그 뒷 사람을 잡아주어 서둘러 홍차밭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내 눈에 들어온 건 힘들어하는 우리 멤버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 곳에서 홍차가 가득히 찬 큰 바구니를 이마에 두르고 찻잎을 따고 계시는 분들과 그 일손을 돕는 아이들이었다.

차밭에서 미끌어져 뒹굴고, 따는 찻잎마다 "노"를 들으면서도 꿋꿋하게 따는 모습에 함께 웃어주시고 즐거워해주시는 모습으로 잠깐 동안의 여유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는 누구하나 힘들다는 소리, 얼마나 걸어야하냐는 소리, 아직도 멀었냐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그저 서로 손을 잡고 가는 길을 즐길 뿐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KTE(칸첸중가 홍차 조합)의 Dilli선생님께 이곳 홍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차 밭이 보성에 있는 것처럼 줄지어서 정렬된 모양이 아니라 정말 '야생스럽다' 싶을 정도로 산속에 차 나무들이 자유롭게 심겨져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차 나무 중간 중간에 서있는 키가 큰 나무와 키가 작고 잎이 넓은 나무 들이었다. 키가 큰 나무는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어서 찻잎을 공격하는 벌레들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고, 잎이 넓은 나무는 천연 비료로서 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이 홍차 나무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래서 자연스레 유기농 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공정무역을 넘어선 자연에 대해서도 공정한 마음으로 농사를 짓는 공정한 농사요 공정한 무역이었다. 

#2. 한국 문화 알리기 (칼리카 학교)


해외자원봉사의 무한한 감동을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만나게 될 감동에 대해 기대하고 그 감동이 아이들에게도 전달되기를 기도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내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일을 진행시켜나갔다. 전혀 진척이 없을 것만 같았던 한국문화 프로그램은 이틀 사이에 아이들의 놀라운 변화로 준비가 끝났다. 그리고 전해준 경험들로 프로그램 활동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있었다. 

가방 가득히 프로그램 준비물을 챙겨 짊어지고 학교를 향해 나섰다. 트럭 뒤에 앉아 흙과 돌, 물을 그대로 엉덩이로 느끼며 아이들을 만난다는 기대와 프로그램 진행에 대한 설렘으로 힘들어도 서로 이끌고 밀며 가파른 길을 올랐다. 가파른 길을 올라 학교에 도착했을 때, 거기에는 두 줄로 길게 대열을 지어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고사리 손 마다 직접 만든 꽃목걸이와 꽃송이를 들며 학교에 들어서는 우리들을 반기는 아이들을 보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땀과 함께 흘러 내렸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우리말로 만든 한글 이름표들이 칼리카 아이들의 가슴마다 걸리게 되었다. 쉬는 시간에는 지나가는 우리에게 "안녕하세요"로 말을 건네며 환하게 웃어주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문양과 사군자를 그려놓고 색칠한 부채에는 아이들이 개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우리 아이들과 네팔 아이들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은 피딤에서 가장 높은 학교, 칼리카학교 교정에 울려 퍼졌다. 

칼리카 학교는 공정무역을 통하여 변화하는 학교 중의 하나이다. 공정무역을 통해서 판매되는 홍차 덕분에 이 학교 학부모들은 이전보다 수입이 2배 이상 많아지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학용품과 책을 마음껏 살 수 있는 충분한 재정적인 여유가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KTE 홍차 조합이나 한국의 무역 파트너인 '아름다운 커피'에서는 공정무역을 통하여 벌어들은 수익금을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칼리카에 전해준 학용품 선물도 '아름다운 커피'에서 여러 후원자들로부터 기증 받은 것이었고, 올 가을에는 다른 후원 기금을 통하여 열악한... 정말이지 금방 무너질 것 같은 칼리카 학교를 다시 건축하는 사업이 계획되어 있었다.

#3. 여행나눔

여행에서 돌아온지 보름이 지난 8월 30일.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부팀장 유정이는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한 발표를 준비하고, 팀장 종덕이와 태진이는 여행일정을 만담으로 준비를 했다. 그 날의 감동을 되새기고 전하기 위해 혜천선생님과 해연이는 부지런히 소감문을 읽어보고 또 읽어보았다.

그 사이 다른 친구들은 홍차를 끓이고 있었다. 네팔에서 공정무역과 홍차를 체험하고 소중하게 받아온 홍차를 끓여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다시 피딤지역에 자가발전후레쉬, 의약품, 환경수세미등을 보내기 위해서이다. 끓는 물에 향긋하게 퍼져나가는 홍차의 향기에 한 번, 우유를 넣고 풍기는 색에 한 번, 그리고 맛에 한 번 다시 한번 네팔의 향기에 취할 수 있었다.

네팔 사진전, 공정무역 상품판매, 밀크티 판매, 여행발표, 소감문 낭독 등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여행 발표회는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학부모님, 학교 선생님, 후원자님, 교회 식구들 등등 예상인원 50명을 넘은 많은 분들이 우리 여행을 함께 나누어 주었다.

'공정무역 그리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 되기'라는 우리의 슬로건 하에 우리들의 여행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나누면서 다시금 여행이 우리에게 주었던 아낌없는 사랑을 생각했다. 공정무역 이라는 한 마디 말 속에 담겨진 수많은 의미, 그것은 대자연, 그리고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었다. 이것은 또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했다.

하늘, 땅, 나무, 사람이 하나되는 땅 네팔에서 '공정무역'을 얻다.

* 공정무역 그리고 아.주.나 되기의 여행은 8월 3일(월) ~ 13일(목) 10박 11일간의 일정으로 인솔교사 3명과 중고등학생 9명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진행되었다. 이 여행의 준비과정은 9명 학생들의 스스로 준비하여 떠난 공정여행으로 '아름다운 재단'의 여행 공모에 응모하여 선정되었다.

* www.cyworld.com/01093388598 에서 더 자세한 여행이야기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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