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소비, 처음 딱 들었을 때는 윤리라는 단어도 알고 소비라는 단어도 알겠는데 합치면 쉽게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윤리적 소비라는 개념부터 알고 시작하면 실천도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무심코 먹어왔던 초콜릿과 설탕에서도 윤리적 소비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각 글의 본문으로 이동합니다.)

 

‘착한 소비’ 하고 싶으시다고요? - 헤리 (한겨레경제연구소)

HERI Review에서 ‘착한 경제’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을때 독자 투고가 들어왔습니다.경제란 단어는 가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착하다 착하지 않다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착한 경제라는 단어가 국어학적으로 말도 안되는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착한 소비의 공식이름은 지속 가능한 소비, 혹은 윤리적 소비입니다. 이 둘은 쉽게 말하자면 배다른 형제같은 사이. 이들의 어머니는 누구일까요?

11' [청소년부문] (수기) 초콜릿과 커피와 설탕, 그리고 나의 이야기 - 이효진

상품이 많아지고, 그것을 살 돈이 많아지고, 사람들의 구매력이 상승하고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가 어떤 것을 어떻게 소비하는지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커피와 설탕 그리고 내 안에서 윤리적 소비의 의미를 찾습니다.

10' 수기부문 은상 / 행복이 표시된 가격표 - 김결

‘윤리적 소비. 이미 경제학에서는 ‘실질적 소비’와 ‘윤리적 소비’라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정무역 커피를 필두로 시작된 ‘윤리적 소비’는 ‘일상에서 반복되는 소비행위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인간, 동물, 환경에 해를 끼치는 모든 물품을 불매하고 공정무역에 기반을 둔 상품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가격표에 상품생산에 관계된 사람들의 행복이 표시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Posted by 사회적경제

2010년 동상 수상작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사람이 희망이다
(
이옥선)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속초에서 여중생들과 생활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우연히 ‘윤리적 소비 활동 공모전’ 기사를 보고 그 동안 아이들과 함께 했던 활동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올해 1학기 동안 제가 했던 수업 중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내용이고, 지난 여름방학 교사 연수 기간 중 다른 선생님들에게 홍보하기도 하였습니다. 칭찬 받았답니다. 아주 많이.

 ‘아름다운 소비’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에 대해 어떤 수업과 활동을 했는지 지금부터 말씀드릴게요.
 어느 날 저의 집에 놀러 온 친구가 소박하면서도 멋스러운 조끼를 입고 있기에 호기심에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 말하기를 ‘그루’에서 구입했다고 하면서 아직 이런 것도 모르고 있느냐고 저를 놀렸지요. 당장 인터넷에 접속하여 ‘그루’를 방문해보니 놀랍고도 감동스러운 일들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2007년 서울에 문을 연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그루’라는 가게에서 판매하는 것은 바로 세상의 평화였습니다. 저도 그 평화에 동참하고 싶어 제 친구가 입고 왔던 바로 그 조끼를 구입하였지요.

저는 ‘도덕’ 교사입니다. 학생들의 도덕성을 길러주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도덕적인 것인지 학생들과 고민합니다. 아는 것을 실천하게 하되, 바른 방향으로, 바른 방법으로  실천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늘 연구하지요.

‘그루’에서 구입한 조끼를 입고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관심을 끄집어내었습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하늘에 닿는 10대 여학생들이어서인지 옷에 대한 감각과 열정이 대단합니다. ‘ 그 옷 가격이 얼마냐, 어디에서 샀느냐?’ 등등 아이들의 관심과 집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모든 궁금증을 한방에 날려주기 위해 저는 ‘그루’ 홈페이지에 접속했습니다. “얘들아, 오늘은 쇼핑이다. 재미있게 구경하자.” 수업 시간에 이런 저런 물건을 구경한다는 것 자체가 신나는 거죠. 애들은 신바람이 났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어린 얼굴은 조금씩 진지함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루에서 수입 판매하는 물건들을 공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 갈수록 왜 도덕 선생님이 이런 수업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겠노라는 표정이 되었습니다.

 


베트남의 마이 핸디크래프트, 네팔의 코튼 그래프트와 사나하스 타카라, 인도의 아시시 가먼트와 밀란 가먼츠, 방글라데시의 프로 크리티 등, ‘그루’에서 거래하는 발음도 생소한 단체들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대한 관심의 폭도 넓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루’에서는 경제력이 없는 10대 아이들이 구입하기 어려운 옷 이외에도 몇 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작은 물건들도 판매합니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던 것이 네팔 여성들이 천연염색한 천조각들을 이어서 직접 손으로 만든 동물 캐릭터 지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커피도 있었지요. 커피는 동티모르 커피 농가를 지원하는 ‘피스커피’(한국 YMCA에서 운영)를 ‘그루’에서도 판매하는 거랍니다.. 어린 아이들이 커피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주로 ‘저희 엄마가 커피를 좋아하시는데 이왕이면 공정무역 커피를 소개하고 싶어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피스커피peace coffee' 수업도 진행하였는데요, 미리 구입한 피스커피 머그를 수업 시간에 들고 들어가서 보여주었어요. 연분홍 뚜껑이 있고 머그에 무언가 잔뜩 영어로 쓰인 커피 잔을 보여주니까 아이들은 ’선생님 예뻐요. 그거 얼마예요?‘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질문을 하더군요.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며 궁금증을 주고받을 사이 저는 ’피스커피‘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아이들의 모든 궁금증을 한방에 날려 보냈습니다.  동티모르와 인도네시아의 관계부터 현재 동티모르인들의 삶까지 설명하며 판매하는 커피와 잔을 보여주었지요. 아이들의 아름다운 구매욕구가 맹렬히 타오르더군요.

한번은 ‘위캔쿠키’ 수업을 하였습니다. 사회적 기업인 ‘위캔쿠키’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쿠키라는 단어만 꺼내도 동공이 확장되는 어린 아이들이다 보니 어떤 수업보다 열정적이었습니다. 홈페이지 접속하여 ‘위캔쿠키’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쿠키를 보여주면서  지적 장애인들의 자활을 위해 운영하는 이 회사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였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쿠키보다 비싸긴 하지만 유기농에 좋은 재료로 만들고 무엇보다 장애인과 함께 한다는 것에 많은 아이들이 깊은 감동을 받는 눈치였습니다.
사실 이 모든 수업은 연계되어 진행되고요, 이런 수업을 위해 저는 확실히 준비를 해둡니다. 미리 물건을 구입해 두었다가 교실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면 몇 배의 전달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실천하는 거지요.
중학교 2학년 아이들 대상으로 수업을 한 후, 이 물건을 구입하려는 아이들을 도와줄 도우미를 신청 받았습니다. ‘그루’ ‘피스커피’ ‘위캔쿠키’ 이렇게 나눠 신청을 받고 돈을 받고 도착한 물건을 다시 아이들에게 배달해 줄 도우미 말이지요. 몇 명의 아이가 손을 들었습니다.


‘그루’물건 신청 도우미는 2학년 9반에서, ‘피스커피’와 ‘위캔쿠키’ 도우미는 2학년 5반 아이가 맡기로 한 후, 신청을 받았습니다. 물론 돈도 함께요. 그 다음에 저의 역할이 아주 컸답니다. 사실 저의 애정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아이들이 신청한 그 모든 물건을 하나씩 신청해야 하는 거죠. 특히 ‘위캔쿠키’ 신청할 때는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복잡했지요. 쿠키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쿠키별로 구입량을 바르게 기재하지 않으면 결국 아이들이 난리 나게 될 것이 분명하니까요.

각 회사 물건 별로 신청을 하고 입금을 마치고 물건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물건이 도착했고 도우미 아이들을 불러 배달을 시켰습니다. 자기가 원했던 물건을 손에 받은 아이들의 기쁨은 단순한 웃음뿐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내가 세상의 평화에 조금은 기여했다는 뿌듯함이 녹아있는 기쁨이었지요. 이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소개할 수 있어서 흐뭇했고, 이 흐뭇함은 앞으로도 제가 학교에 있는 한 지속될 것입니다.

‘역시 사람이 희망이다’ 혼자 생각하면서 웃어봅니다.

Posted by 사회적경제

마음이 착하면 따뜻하다. 얼굴이 착하면 예쁘다. 그럼 문제, 소비가 착하면? 정답을 알고 싶다면 당당히 외쳐보자. 우리의 소비는 당신의 생산보다 ‘생산적’이다! 라고.

 

HERI Review에서 ‘착한 경제’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을때 였습니다. 신문이 나오고 몇 일 후 이 단어에 대한 독자 투고가 들어왔습니다. 글을 보내주신 독자분은 어느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어 선생님이셨습니다. 글의 요지는, 경제란 단어는 가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착하다 착하지 않다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착한 경제라는 단어가 국어학적으로 말도 안되는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고백하자면, ‘소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가 착하거나 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소비’ 자체가 착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국어학’적으로 말이죠. (이런 이야기 함부로 하다가 혼날까 무섭긴 하지만)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느낌 때문이죠! ‘착한 소비’ 하면, 느낌이 팍! 오지 않으세요?


사실 착한 소비의 공식 이름은 지속가능한 소비, 또는 윤리적인 소비입니다. 지속가능한 소비와 윤리적 소비는, 쉽게 표현하자면 배다른 형제 같은 관계 입니다. 누가 품었는가, 즉 어머니가 누구냐에 따라 조금 다른 성격을 보이는 셈이죠.


지속가능한 소비의 어머니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환경을 보호하는 것, 그것을 지속가능한 소비라고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UNEP(UN산하 환경전문기구)에서는 지속가능한 소비란 ‘과소비를 줄이고 환경의 파괴를 피하면서’ 이루어져야 하며, ‘제품의 사용뿐 아니라 폐기와도 관련이 깊다’고 말하고 있죠. 환경을 생각한다면 소비하는 것보다 소비 후 나온 쓰레기를 어떻게 버리느냐가 더 중요할테니까요.


그렇다면 윤리적인 소비의 어머니는? 아마도 ‘인권’ 혹은 ‘사람’일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윤리적인 소비를 설명할 때에는 최종 아웃풋으로 나온 제품 자체의 품질 뿐 아니라 그 제품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서도 가치를 부여하여 소비하는 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즉 생산 과정에서 누군가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는 않았는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몇몇 선구적인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생산 과정을 지켜보기 어렵고 그래서 피해가 가기 쉬운 제 3세계에서의 생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윤리적인 소비를 가능하도록 하는 생산에 대해 사회는 ‘공정무역’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가능한 소비와 윤리적인 소비는 비슷하게 성장한 것 같아요. 최근에는 유사한 정의로 설명되곤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착한 소비 형제, 즉 지속가능한 소비와 윤리적 소비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하는 것을 밝히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 같군요. 그들의 아버지가 누구(무엇)인가 하는 것은 결국 ‘착한 소비’를 정의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테니까요.


아시다시피,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착한 소비 형제의 호적을 이 단어 밑에 넣어두고 싶군요. 바로 ‘책임감’ 말입니다.


지속가능한 소비건 윤리적인 소비건, 즉 환경에 대해서건 생산자에 대해서건, 소비자로서 ‘책임’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은 같습니다. 제품이 생산 과정을 통해 가치가 더해지는 사슬을 가지고 있다면, 소비자는 이 가치 사슬의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극대화된 가치를 사용함으로써 제품이 갖는 가치의 대부분을 없애는 역할을 합니다.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던 효용을 얻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을 줄이자고 가치가 쌓이는 과정에 대해 눈을 감아서는 안되겠죠. 소비자는 사슬 최고의 권력자로서, 제품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며 버려지는 일련의 가치 사슬이 건전하고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조장(?)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생산 과정 – 소비 과정 – 폐기 과정에 이르기까지 불가침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일이지요.


바로 이 ‘책임’이 착한 소비의 핵심입니다. 이 책임은 ‘나의 행복을 위해 나를 포함하여 그 누구의, 그 무엇의 어쩔 수 없는 피해도 좌시 하지 않겠다!’ 정도의 다짐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때문에 착한 소비는 지구는 물론, 시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과 소비자 본인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소비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UNEP에서는 학생들에게 개념을 소개할때, 지속가능한 소비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구 충족/삶의 질 높이기/자원의 고른 분배/다음 세대를 위한 여러 행동/
소비할 때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관점 유지하기/자원을 최소화하여 쓰레기와 공해 줄이기


결국 모든 주체, 모든 과정, 모든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겠지요.

다소 복잡하고 난해한 개념인 것 같지만,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착한 소비란, 그 누구도 피해 보지 않는 소비다- 라고 말이죠.

그래서 제품을 선택할때마다 되짚어 보는겁니다.
관련된 모두가 일한만큼 대가를 받았을까? 보호 받아야 하는 어린이가, 혹은 원치 않는 누군가가 강제로 일을 하진 않았을까? 환경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재료를 사용했을까? 혹은 괜한 동물이 희생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내가 이걸 구입해서 힘든 처지에 놓인 누군가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까? 마지막으로, 이걸 버릴때 지구가 아파하진 않을까?

 

착한 소비라는 키워드를 가진 플리커(Flickr)의 사진들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Flickr)에서 착한 소비로 검색해서 찾은 사진들. 마치 개념의 복잡성을 보여주듯 다양한 사진들이 검색되었다.



어떤가요? 내가 소비하면 할 수록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 지는 상황, 제품의 가치가 소비되면서 남은 것이 쓰레기가 아니라 또 다른 가치가 생겨나는 상황, 소비가 생산보다 더 ‘생산적’인 상황. 마치 마법 같지 않나요? 마법 같지만 현실적인 이야기가 바로 ‘착한 소비’의 이야기 입니다.



출처: 한겨레경제연구소 착한경제블로그 http://goodeconomy.hani.co.kr/archives/926
작성일: 2010.4.12

Posted by 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