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윤리적 소비 공모전 논문부문 수상작 모음

2012년 윤리적 소비 공모전은 우리 사회에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윤리적 소비문화를 정착시키며, 나아가 협동조합 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실시됐습니다. 5월 25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된 자유분야와 논문분야 총 204편의 응모작 가운데, 논문분야 수상작 4편(대상 1편, 금상 1편, 은상 1편, 동상 1편)을 요약해 싣습니다. 수상작 전문은 각 수상작의 제목을 클릭하면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심사평을 통해 “해를 거듭하면서 참여자가 늘고, 응모작의 주제도 다양해졌다. 윤리적 소비의 개념도 확대되어 윤리적 제품을 소비하는 데에서 생활 속 소비윤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면서도, “친환경이나 공정무역 제품의 다양화와 품목확대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라고 밝혔다. - 2012.9.27 <생협뉴스>

 

12' 윤리적 소비 공모전 논문부문 대상 수상작

○ 김이경(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 주세운
   「지역을 살리는 마을금고, 협동은행에 대한 고찰 - 국내외 사례를 중심으로」

본 연구에서는 윤리적 소비의 트렌드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금융의 영역, 특히 협동은행에 주목하여 보다 호혜적이고 윤리적인 소비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 및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의 금융시스템의 한계와 협동은행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며, 국내외 사례까지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협동은행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법제화의 영향과 한계까지 짚어내고 있다.

12' 윤리적 소비 공모전 논문부문 금상 수상작

○ 이향심(연세대학교 문화학 대학원 협동과정), 임나은(연세대학교 문화학 대학원 협동과정)
   「대중미디어를 통한 '윤리적 소비' 담론의 생산과 수용 분석 - 온스타일의 <이효리의 소셜클럽 골든 12>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골든 12>가 본격적으로 윤리적 소비를 일상의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로서 제시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수용자층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수용하고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과 내용에 주목하여 그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다. 세 가지 분석지점에 주목하였는데, 첫째, 프로그램 안에서 윤리적 소비가 어떤 형식과 내용, 가치 지향을 지니고 있는가. 둘째, 수용자들의 반응 양상과 실천, 의미화의 지점을 독해. 셋째, 윤리적 소비 활성화에 대중미디어가 기여할 수 있는 의의를 찾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 담론의 대안으로서 윤리적 소비의 전략을 모색하고자 한다.

12' 윤리적 소비 공모전 논문부문 은상 수상작

○ 신효진(성공회대학교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이예나(성공회대학교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계획행동이론을 적용한 윤리적 소비자의 구매행동 분석」

본 연구는 윤리적 소비활동을 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의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속성이 무엇인지 확인하는데 목적이 있다. 윤리적 소비자의 증가를 위해서는 윤리적 소비자에 대한 특성을 파악해야 하며, 윤리적 소비에 대한 실제 소비자의 인식이 구체적으로 어떤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윤리적 소비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소비자의 특성을 확인함으로써 앞으로 윤리적 소비의 지속성과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증대를 위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2' 윤리적 소비 공모전 논문부문 동상 수상작

○ 황지영(Florida Univ. M.B.A 과정)
   소비자 인식의 변화 : 협력적 소비를 통한 윤리적 소비의 실현」

본 연구에서는 협력적 소비에 대한 개념을 논의하고 협력적 소비의 확산을 가능케 한 요인에 대한 논의, 그리고 한국의 협력적 소비에 대한 인식 정도를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모델과 가설을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검증코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소비문화 현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윤리적 소비의 의의, 필요성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자 한다.

2012 윤리적 소비 공모전 논문집.pdf

 

Posted by 윤리적소비

윤리적 소비 공모전은 2008년에 시작하여 2012년까지 1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여해왔습니다. 그 중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94인의 윤리적 소비 체험기를 전자책에 담았습니다. 수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림과 사진, UCC 등 다채롭게 표현된 윤리적 소비 이야기는 읽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갖췄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윤리적 소비 체험을 따라가보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윤리적 소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진짜 가격은 얼마인가요? - 94인의 윤리적 소비 체험기]

300자 책소개

『진짜 가격은 얼마인가요?』는 아이쿱생협과 한겨레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윤리적 소비 공모전’의 당선작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개년에 걸쳐 다양한 연령대의 평범한 사람들이 보내온 83편의 윤리적 소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윤리적 소비’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멀고도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윤리적 소비의 이로움과 기쁨을 전해준다. 나아가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보탬이 되면서 동시에 사회적 약자도 도울 수 있는 윤리적 소비의 간편한 실천법을 익힐 수 있는 실용적 안내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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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바코드 뒤에 숨은 가격 찾기, “진짜 가격은 얼마인가요?”

‘윤리적 소비 공모전’은 2008년에 시작하여 벌써 1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여해왔다. 그만큼 이미 많은 사람이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시민단체의 활동가도, 돈이 많은 부자도 아니다. 모두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다. 처음엔 윤리적 소비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도 아토피를 앓는 아이를 위해, 때론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더 나아가 지구 반대편의 어린 노동자를 위해 윤리적 소비를 시작한다. 저마다 윤리적 소비에 대한 생각과 실천 방법은 다르지만, 한 가지 똑같은 점이 있다. 소비하는 물건이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앞까지 왔는지 ‘질문’하는 데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가격이나 화려한 포장이 아닌, 그 뒤에 숨은 진짜 가격을 알려는 노력, 바로 “진짜 가격은 얼마인가요?”하고 질문을 던져 보는 데서 윤리적 소비는 출발한다.

물건을 사면, 신뢰를 1+1 증정해 드립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 입는 옷, 신는 운동화, 마시는 커피,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과 연필 …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만들 수 없기에 우리는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건을 소비자로서 구매하여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하나의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 원료의 생산 · 가공 · 포장 · 유통 등 그 과정에서는 수많은 일이 벌어진다. 소비자는 일일이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없고, 그렇기에 불안과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하지만 ‘윤리적 소비’를 체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윤리적 소비’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뿐 아니라, 물건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꾸만 실천하고 싶은‘행복 바이러스

물론 시중보다 가격이 비싼 생협을 이용하는 것, 프랜차이즈 커피가 아닌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는 것,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을 사는 등의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윤리적 소비자’들은 변화된 자신의 삶을 발견하는 뿌듯함이 번거로움보다 훨씬 크다고 입을 모은다. 아토피가 낫거나 잔병치레가 줄어드는 매우 구체적인 변화에서부터 사회적 약자를 돕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의미의 자각까지, 윤리적 소비는 마치 행복 바이러스처럼 삶 곳곳으로 생기를 퍼뜨린다. 그리고 이렇게 보통의 사람들이 전하는 행복의 체험은 그동안 ‘윤리적 소비’를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끼던 사람들에게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용기를 심어준다. 마치 옆집 사람의 이야기를 듣듯, 공감하고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윤리적 소비’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골라 읽는 재미가 있는’윤리적 소비 실천 가이드

‘윤리적 소비 공모전’의 응모자격이 ‘시민 누구나’인 것처럼, 누구나 그 변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수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림과 사진, UCC 등 다채롭게 표현된 윤리적 소비 이야기는 읽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갖췄다. 이미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세상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즐겁고,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것도 윤리적 소비가 될 수 있구나!’ 하며 알아가는 기쁨이 된다. 지금 당장 시작하고 싶다면, 이 책이야말로 당신에게 가장 쉽고 재밌는 ‘윤리적 소비 실천가이드’이다.

펴낸이 소개 -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는 아이쿱 생협 조합원들의 소액 기부금을 재원으로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2006년 5월에 한국생협연구소라는 명칭으로 설립하여 2009년 3월에 현공정거래위원회 산하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재창립 하고, 2012년 12월에는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었다.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는 조사, 연구, 교육, 인식증진, 연대 활동을 통해 아이쿱생협의 싱크탱크 역할 뿐만 아니라 1987년 이후 탄생한 새로운 생협 운동과 한국협동조합운동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인도하는 연구기관이고자 한다. 모든 성과물은 웹사이트(www.icoop.re.kr)를 통해 공개하고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팟캐스트(coopcast)와 e-book 등을 제작 · 배포하고 있다. 주요 성과로 3년마다 실시하는 한국 생협 최대의 표본 조사 <조합원 소비생활과 의식 조사 보고서>, 6년째에 접어드는 <윤리적 소비 공모전>를 꼽을 수 있으며, <한국생협운동의 기원과 전개>을 비롯한 다수의 간행물을 내놓았다.

목차

01  머리말_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이정주
     추천사_ 한겨레경제연구소장 이현숙
02  나와 가족을 살리는 소비
     - 친환경 먹거리와 생협 이야기 
03  더불어 사는 소비 
     - 공정무역 이야기 
04  사회적 약자를 돕는 소비 
     - 사회적기업 이야기 
05  지구를 살리는 소비 
     - 재화의 선순환 
06  세상을 바꾸는 소비
     - 윤리적 소비, 바로 알고 실천하기

본문 속으로

이천 원짜리 밥을 싸게 잘 먹었다고 생각하며 먹지만, 실제 그 밥의 가치는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치든 이천 원어치의 가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가격이 매겨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열 배인 이만 원짜리 밥은 믿을 수 있느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싼 물건의 가치도, 비싼 물건의 가치도 제대로 믿을 수 없는 사회라니, 이건 일반적인 생산과 소비가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_ ‘02 나와 가족을 살리는 소비 - 진짜 가격은 얼마인가요?‘ 중에서

우리는 일주일 동안 이어진 야채와의 ‘건강한’ 전쟁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리고 마트 야채와 흙살림 유기농 농산물의 전투는 흙살림의 KO승이었다. 크기도 작고 못생긴 데다 자신이 자란 곳의 흔적들을 묻히고 온 흙살림 야채로 항상 젓가락이 먼저 갔다. 흙살림의 유기농 야채들은 씹으면 자연의 맛과 항기를 풀어 주었다.
_ ‘02 나와 가족을 살리는 소비 - 직거래 채소 꾸러미가 가져다 준 행복’ 중에서 

나는 물건을 사기보다 신뢰를 산다. 요즘 같은 세상에 신뢰를 산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생협은 그게 가능하다. 서로 신뢰를 기반으로 안전한 물건을 생산하고 공급받는다. 생산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구조는 신뢰를 뒷받침한다. 나는 물건을 공급받을 때 누가 어떻게 생산하는지 꽤 자세한 정보를 함께 얻는다.
 _ ‘02 나와 가족을 살리는 소비 - 참 다행이다 윤리적 소비가 있어서’ 중에서

초콜릿을 사려던 학생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우리가 파는 초콜릿은 시중에서 파는 비슷한 사이즈의 초콜릿보다 3배나 비쌌다. 정말 초콜릿이 먹고 싶다면 매점에 가는 대신 이 초콜릿을 택할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그래서 우리들은 초콜릿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비싼 게 아니라 정당한 가격이에요. 슈퍼에서 파는 초콜릿은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재료 공급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고 터무니없이 싸게 파는 것이라고요.”
_ ‘03 더불어 사는 소비 - 초콜릿과 커피와 설탕, 그리고 나의 이야기’ 중에서

코끼리 트래킹이 옵션에 있어서 가족들에게 ‘이건 동물 학대가 들어간 공정하지 않은 여행 항목이니까 이거는 하지 말아요.’ 하고 말해 뒀는데, 가이드가 말리기는커녕 꼭 하라고, 안하면 후회하신다고, 정말 재미있다고 강력 추천을 하시는 것이다. 결국 모든 일행이 아주 순조롭게 전원 참가를 했고, 우리 가족도 어쩔 수 없이 코끼리 트래킹에 참여해야 했다. 그런 불편한 마음에 코끼리들의 너덜너덜한 귀를 보고 나니 코끼리들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꼈다.
_ ‘03 더불어 사는 소비 - 태국? 공정한 땅!’ 중에서

얼마 전 우리는 인도에서 한 학생이 보낸 편지를 받았다. 그 학생은 아직도 전운이 감돌고 파키스탄과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는 카슈미르 근처에서 산다. 가장 가까운 학교조차도 맨발로는 도저히 걸을 수 없는 비포장도로를 지나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탐스슈즈 신발을 신고 이 학생은 몇 년 만에 첫 등교를 할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_ ‘03 더불어 사는 소비 - 세상을 바꾸는 신발, 탐스슈즈’ 중에서

한번은 ‘위캔쿠키’ 수업을 하였습니다. 사회적기업인 ‘위캔’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쿠키라는 단어만 꺼내도 동공이 확장되는 어린 아이들이다 보니 어떤 수업보다 열정적이었습니다. 홈페이지 접속하여 ‘위캔쿠키’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쿠키를 보여주면서 지적 장애인들의 자활을 위해 운영하는 이 회사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였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쿠키보다 비싸긴 하지만 유기농에 좋은 재료로 만들고 무엇보다 장애인과 함께 한다는 것에 많은 아이들이 깊은 감동을 받는 눈치였습니다.
_ ‘04 사회적 약자를 돕는 소비 - 사람이 희망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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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리적소비

[99%의 경제] HERI의 시선

서울시청 바로 옆 정동국밥에서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국밥의 국물맛보다 내 관심을 더 끌었던 것은, 그 국밥집의 사업구조였다.

정동국밥은 사회적기업이다. 국밥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기업이다. 그러나 그 이익은 모두 노숙인의 식사에 사용하게 된다. 결식이웃에게 무료로 먹거리를 제공하는 성공회푸드뱅크가 새로운 나눔 모델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국물 맛 덕인지, 임직원 8명 규모의 정동국밥은 시작한 지 넉 달 만에 월 기준 손익분기점에 다다랐다. 이달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결핵노숙인을 위해 30명분의 국밥을 보내기 시작한다.

이익을 남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니 국밥집치고는 참 특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금만 찬찬히 생각해 보자. 우리 동네 국밥집 주인이 벌어야 할 돈은 어차피 그저 주인 부부의 생활비다. 이익을 많이 남겨 자산가가 되는 꿈은 이뤄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꾸지도 않는다. 영세자영업자는 사실 사업자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인 셈이다. 어찌 보면 노동자보다 못하다. 실패하면 투자금을 날리고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동네 국밥집, 동네 슈퍼마켓, 동네 빵집을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으로 바꿔 보면 어떨까? 실패해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최소한 노동자 수준의 보호를 받도록 해 주고, 이익이 나면 어느 정도는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물론 스스로 생계를 지켜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회적 사명일 것이다. 700만명이 넘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자영업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평생 모은 돈을 사업에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대박의 꿈’은 꿀 수 없는 처지이면서 실패의 위험은 가득 안고 있다. 이들의 노후는 좀더 안전하면서 보람 있는 것이어야 한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금융은 그 첫번째 순서다. 정동국밥이 일어선 과정은 눈물겹다. 초기 투자금으로 2억원이 필요했는데, 대중을 상대로 투자자도 모집하고 언론을 통해서도 알렸지만 모인 돈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이익 많이 내는 것보다 고용과 환경과 나눔을 더 중시하는 곳에 돈을 빌려주고 투자하는 사회적 금융이 존재하지 않아서다. 모두가 복지를 이야기하면서, 모두가 재원을 걱정한다. 국밥을 팔아서 은퇴한 베이비부머의 노후와 노숙인의 식사를 함께 지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효과적인 복지가 있을까? 사회적금융 같은 인프라가 시급한 이유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timelast@hani.co.kr

Posted by 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