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물결? 착한 제품의 물결! - 구시영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2009년 장려상 수상작

나에게는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보물 상자가 있다. 그 안에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담겨있다. 그 물건들에는 내가 간직하고 있는 추억들이 살아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시작했던 십자수에 썼던 실, 친구와 썼던 비밀일기장 열쇠, 수학여행에 가서 친구들과 맞춘 열쇠고리…. 그리고 네일아트 스티커이다.

흔하디흔한 스티커일지라도, 그 스티커가 내게 소중한 이유는 바로 장애인작업장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며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친구와 함께 동작구에 있는 장애인작업장에서 봉사를 했다. 처음엔 그저 학교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갔다. 사실 장애인들과 작업을 한다는 사실이 약간 부담되기도 했다. 작업장 안에서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엄청난 양의 박스들이었다. 그 안에는 빽빽하게 네일아트 스티커들이 채워져 있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스티커들을 포장하는 일이었다.

작업장에서 한 일은 단순노동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힘든 일이기도 했다. 몸도 뻐근하고, 팔도 아팠다. 하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농담도 하고, 노래도 흥얼거리며 즐겁게 일하는 모습들을 보니 힘들다고 투정부릴 수가 없었다. 결국 나도 힘을 내서 열심히 참가했다.

장애인 작업장에서 약 2년 정도를 방학 때마다 봉사하고 난 뒤, 장애인들이 만들었다는 제품들을 보면 내가 만들었던 물건들이 생각난다. 문방구에서 보는 네일아트 스티커를 보면 내가 포장했던 네일아트들은 잘 쓰이고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곳에서 일하던 장애인분들의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따뜻해지곤 한다. 그리고 내가 네일아트 스티커와 같은 장애인 작업장에서 만들었던 종류의 물건을 구입할 때는 장애인들이 만든 물건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장애인들이 만든 물건을 우리 생활에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 전 ‘위캔쿠키’라는 과자를 접하게 되었다. 그 쿠키는 장애인들이 만든 쿠키라고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기분에 더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한번 더 먹고 싶어 슈퍼에 갔을 때, 나는 결국 위캔쿠키를 찾을 수 없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몇몇 사이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다. 카드가 없는 학생 입장에서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것이 번거로웠기 때문에, 나는 쿠키를 사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몇 주 전, 학교에서 자유주제로 발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때 나의 주제는 ‘착한 초콜릿’이었다. 내가 이 주제를 발표할 때 아이들의 반응은 거의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이 발표를 집중해서 들어주었다. 그 후 내게 와서 공정무역 초콜릿을 살 수 있는 사이트나 가격에 대해서 다시 물어보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누구나 남에 대한 사랑이 있다고 믿는다. 그 사랑을 사회의 약자들에게 실천할 수 없는 것은 기회와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이 만든 물건들이 더 알려지고 더 사기 쉬워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의 물건 사기 물결에 참여할 것이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의 물건들을 알았으면 좋겠다. 특히 학생들에게 나는 이 착한 소비를 알리고 싶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소비. 이런 착한 소비의 즐거움을 청소년들이 알아나간다면, 우리가 어른이 되어 사회에 참여할 때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앞으로는 남들에게 알릴 기회가 있을 때 착한 소비에 대해서 더 많이 알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미래에, 슈퍼에서, 문방구에서. 우리의 근처에서 더 많은 ‘착한 제품’들을 볼 수 있을 날을 기대해 본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Posted by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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