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시장의 ‘green’ 트렌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을 더 많이 사게 될까요, 그렇지 않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 주말판에서는 불황인 지금이 친환경 생산자에게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Rachel Dodes와 Sam Schechner가 같이 썼군요. Rachel Dodes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패션산업 담당 기자입니다. Sam Schechner는 미디어/방송산업 담당이고요.
 

WSJ는 사치재 산업의 움직임에 주목했습니다. 루이뷔통은 2009년 5월 Edun에 지분투자를 했는데요, Edun이라는 기업은 친환경 유기농 의류회사입니다. Edun은 특히 과거 U2의 보컬이던 보노와 그 아내가 함께 세운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보노는 환경운동 등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사회활동을 해 왔는데요, Edun도 그 일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회적으로 깨어 있는’(socially conscious) 기업이라고 스스로를 일컫는데, 요즘 유행하는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과도 일맥상통하지요. 자신의 사명을 ‘제 3세계 시민이 경제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생산자의 노동권과 인권을 생각하는 거래를 하겠다는 이야기지요. ‘공정무역’개념입니다. 또한 친환경 유기농 재료와 생산과정을 통해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Edun 홈페이지  http://www.edun.com/made_in_africa


루이뷔통이 Edun에 지분을 투자하며 보노와의 관계를 소비자에게 알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이런 행동이 불황기 소비자에게 ‘먹힌다’는 뜻이라고 WSJ에서는 분석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높은 사회책임성 등의 이미지에 대해 사치재를 사는 고소득 소비자가 불황기에 호감을 더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보석회사 티파니나 프랑스의 거대 유통사 PPR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WSJ는 최근 조사 결과도 소개했습니다. Cone Consumer Environmental이 2009년 1월 조사한 것인데요. 조사 결과 1087명의 응답자 가운데 34%가 불황기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제품을 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응답했고, 8%만이 더 낮다고 응답했답니다. 44%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지요. 나머지는 불황이든 호황이든 환경을 원래 고려하지 않는 소비자랍니다. 뉴욕의 연구기관인 Luxury Institute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젊고 부유한 소비자일수록 사회책임경영(CSR) 관련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찾으며 소비한다는 것이지요.
 

자, 루이뷔통이 보노와 손을 잡은 이유는 명백하네요. ‘착한 이미지’가 ‘돈’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불황일수록 더욱 그렇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군요. 뭐, 다 좋은데, 조금 생각이 복잡해지네요. 불황이라도 돈을 쓸 수 있는 부유한 소비자들이, 명품을 소비하면서 조금이라도 환경적, 사회적인 의미가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일단 좋은 일이겠지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나으니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틈을 타서, 근본적인 변화는 없이 다들 기업 간판에 ‘녹색 칠’만 해대는 사태가 생기지는 않을까요? 그러다가 나중에 ‘녹색’이라는 단어 자체가 변색되어 버리는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요?


출처: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착한경제 블로그 http://goodeconomy.hani.co.kr/archives/236
작성일: 2010.04.05

Posted by 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