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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의 동반자/사회적기업

사회투자,공유경제...창의적 자본주의는 황금알 낳을까?

 

머니투데이=최석환, 기성훈 기자
 
“사회적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임팩트(Imapct·영향)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상 선정도 마찬가지다.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2013) ‘창의적 자본주의-사회적 투자의 오늘과 내일’ 세션에 참석한 패널들은 사회적 투자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영국의 대표적 사회투자 기관인 어드벤처캐피탈펀드 운영책임자(CIO) 캐롤라인 포스터는 사회적 자본이 사회적 기업의 지원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내 최대 대출기구 중 하나인 어드벤처캐피탈펀드는 11년째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포스터 CIO는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단으로 대출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면서 “대출은 유연한 형태의 재정지원으로 다양한 목적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문제를 다루는 조직에게 새로운 재정 자원을 제공하고 이들의 번영과 성장을 돕는 것을 중요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역사회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유연한 입장을 가진 기업에 도움을 주는 데 역점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 중 하나인 리뉴어블초이스에너지 퀘일 호덱 최고경영자(CEO)도 “대기업 입장에서도 직원을 유치하고 공장을 지으려면 ‘착한 기업’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면서 “지역 공동체에 큰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최근 기업들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사회적 기업 중 하나인 아브라마(Abramar) 야닉 롤트 반 더 바르트 CEO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며 사회적 투자의 ‘경제적 지속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 연사들로부터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특별 강연자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박 시장은 “예전에 기업은 무조건 돈 벌고 세금 많이 내서 국가에 충성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다르다”며 “지역공동체에 공헌하면서 어떻게 수익을 내느냐가 화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창의적 자본주의, 황금알을 낳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경제라는 것이 기존의 관념 자체가 바뀌어야 하고, 서울시나 정부도 기업가 정신을 갖고 일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참여연대나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는 하나의 사회적기업으로 제가 기업가 정신을 갖고 일궈온 새로운 프로젝트였다”며 “아름다운 가게를 하면서 1년에 4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아름다운 가게만 보더라도 목적은 비영리지만 과정은 누구보다 더 기업가적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특히 “사실 배려의 공동체를 만들자고 하면 경제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경제와 직결돼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이런 식의 융복합적인 실험들은 물론 새로운 경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창의적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모델로 ‘공유경제’와 ‘사회투자’를 새로운 경제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시장은 우선 ‘재화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교환·임대·활용하는 협력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뜻하는 공유경제의 개념을 언급하면서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하게 된 이유를 소개했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고,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제시하며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속가능한 환경개선 효과도 있다”는 게 박 시장이 꼽은 공유경제의 장점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자동차 공유서비스인 ‘나눔카(카쉐어링)’ 등록 회원수는 3개월만에 8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1000가구가 참여해 빈방을 나누는 ‘도시민박’ 사업도 객실이 50개인 숙박시설 20개를 세운 효과를 거뒀다. 여기에 3725면을 주차공간을 확보한 주차장 공유와 입지 않는 옷을 나누는 ‘열린옷장’, 대기자만 200명에 달하는 임대주택 공유 사업도 공유경제의 사례이다.
 
박 시장은 “올해 16억원을 공유사업에 배치했는데 이를 통해 1675억원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인식이 넓어지면서 사업이 많이 일어나 훨씬 더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표적인 게 정보공유 분야인 서울시의 데이터 공개 사업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35%를 오는 2014년까지 공개할 것”이라며 “서울대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의 이 같은 정보공개로 약 2조1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증세 없는 복지, 투자적 복지’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을 소개했다. 민간과 매칭 펀드 방식으로 조성되는 사회투자기금은 세수 부족 등으로 발생한 복지 재원문제의 해답을 제시하고,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에 투자하는 자금으로 지원된다.
 
박 시장은 “우리 사회에 글로벌 기업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양극화나 수많은 사회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을 포함하는) 사회적 경제라고 생각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경제는 경쟁이 아니라 연대나 협동이란 것으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낸다”며 “이런 사회적 경제를 지탱해줄 (금융) 인프라를 만들어주기 위해 1000억원의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부보다는 민간이 해야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데 정부가 손을 대면 뭐든지 잘 안된다”며 “사회투자기금도 직접 운용하지 않고 민간에 맡긴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시장의 특강을 요약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새로운 거대한 전환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1970년대 성장일변도의 사회에서 또 한 단계의 도약을 위한 일종의 전환기에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이 크게 변화하고 이런 와중에 과연 우리의 정치, 사회, 경제가 과연 그걸 따라잡고 있는지 혼란의 시대다.
 
이 과정에서 정부도, 시민사회도 이런 새로운 경제를 향한 다양한 노력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저는 오래전부터 제 직업을 ‘소셜 디자이너’라고 명명해왔다. 제가 참여연대나 아름다운가게나 희망제작소도 하나의 사회적기업으로 제가 기업가 정신을 갖고 일궈온 새로운 프로젝트였다.
 
사실 경제라는 것이 기존의 관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운동가는 기업가가 정말 안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름다운 가게를 하면서 일 년에 400억 이상 매출을 올리면서 목적인 비영리지만 과정은 누구보다 더 자본가적이었다. 서울시 정부는 기업일 수 없나요, 기업가정신을 갖고 일하면 안 되나? 저는 이런 식의 새로운 융·복합적 실험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오늘 제가 말씀드릴 공유도시도 새로운 경제,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사회체제의 변화를 드린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서울은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승용차를 놔눠쓰는 ‘나눔카’의 회원은 이미 8만명이다. 옷 하나를 가지고 장롱 속에 넣어놓는 게 아니라 돌려가며 입을 수 있는 사업이 ‘열린 옷장’이다. 두 사업 모두 작은 발상이지만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서울은 사실 굉장히 콤팩트하게 발전한 도시다. 개발할 땅이 없으니 나누고 재생할 수밖에 없다. 공유가 절박한 상황에 이른 도시로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기존의 구조에서 일자리 찾는 것은 경쟁일 뿐이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야 창조가 가능하다.
 
특히 그동안 한국사회는 굉장히 가난하고 예측할 수 없는 사회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가 모든 것을 독점, 소유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은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게 증명되고 있다. 의류 폐기물, 집집마다의 가전제품 등을 절약하고 공유하면 대한민국은 훨씬 다른 새로운 곳에 투자해서 새로운 경제를 일으킬 여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갖고 있는 정보소통센터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서울시가 작성한 수많은 문서, 데이터베이스가 있었는데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은 서울시가 갖고 있는 정보는 거의 자동적으로 내 놓고 있다. 2014년까지 시 정보의 35%를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정보공개로 약 2조 10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삶의 공유도 필요하다. 마을공동체는 우리가 가진 많은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우리나라같이 공동체가 무너진 나라가 없다. 앞 뒤 집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공동체가 사라진 것이다. 우리가 100년 전, 50년 전 제가 사는 마을엔 아무리 가난해도 굶어죽거나 한 대서 자는 사람 없었다. 앞으로 많은 것이 복원될 것이라 생각한다.
 
공유 경제와 함께 사회적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우리는 아직 통계조차 제대로 안 돼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프랑스 중앙정부의 사회연대경제장관이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규모가 파리 경제의 전체GDP의 20% 정도 된다고 하니까 대단하다.
 
우리 사회가 글로벌 기업이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양극화나 수많은 사회문제 나타나고 있다. 그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 솔루션이 사회적경제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경제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란 것으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낸다. 해외는 사회적투자가 굉장히 활성화 돼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사회성과연계채권이 하나의 예다. 범죄로 인한 사회비용이 투자로 되는 것이다. 범죄자들의 재범율 감소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서로 협력해야 하는 영역이 많은데 문제는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를 지탱해 줄 공유인프라가 한국은 거의 없다. 서울시가 1000억원의 사회투자기금을 만든 이유도 거기에 있다.

Posted by 이로운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