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청소년부문 수상작

윤리적 소비 자유분야 수기 부문

공정무역은 바가지?!
(유은혜
)

 

언젠가 사촌언니네로 놀러간 적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언니와 함께 밖에 나가 놀기로 하고 아무 가게나 들어가며 구경을 하던 중 우리는 우연히 공정무역 가게를 보았다. 예쁘게 꾸며진 가게모습에 우리는 저절로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벽에 붙어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우리는 막연히 기부하는 가게려니 생각했다. 예쁘게 포장되어있는 물건들을 살펴보면서 무엇을 살까 고민을 하면서 돌아다니던 나는 조그맣고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는 커피를 보았엇다. 안 그래도 가뜩이나 커피를 무지무지 좋아하는 나는 자그마하니까 가격이 싸겠거니 하고 가격표를 살펴보았다. 근데 웬걸? 너무 비싼 것 이었다! 여고생의 얄팍한 지갑은 모두 싸디 싸다하는 봉지 커피조차 비쌌다. 하지만 이 커피는 그 가격의 몇 배이기 가지 하니! 아주머니께서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정당하게 임금을 주다보니 그렇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셨었지만, 이미 커피 양에 한번 놀라고 가격에 두 번 놀라버렸던 나는 ‘ 내가 불우한 어린이인데 돕긴 누굴 도와!’라는 마음으로 그대로 그 가게를 박차고 나와 버렸었다. 그 일로 나는 공정무역이란 기부를 빌미로 괜히 물건 값만 뻥튀기한 한마디로 바가지를 씌우는 것인 줄 알았다.

그렇게 공정무역을 오해해오던 나는 어느 날 학교에서 우연히 어느 홍보지를 보게 되었었다. 그 홍보지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알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해서 미워했었던 공정무역에 관한 것 이였다. 학교도 가지 못한 채 돈을 벌기 위해 카카오와 커피빈 등을 따지만 초콜릿이 무엇인지도, 이것이 어디에 쓰이는 것도 모른 채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받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때 그 가게를 박차고 나왔던 일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미지가 없어 09년도 체험수기부문 수상작 서정희 님의 '빛 밝혀 드려요, 살펴 가세요'의 원두커피티백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공정무역에 대해 알지 못하고 다만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돈을 준다는 것만 알았던 그 때는 소수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희생하여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커피를 싸게 먹을 수 있다면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겨우 이런 일에 이렇게 캠페인을 벌이고, 가게도 차리고, 유난을 떤다고 생각 했었다.

난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희생을 내가 어렸을 적 했던 게임에 있는 캐릭터의 죽음처럼 정말 가벼이 여겼었다. 그 게임은 입구부터 출구까지 캐릭터들을 무사히 옮기는 게임이었는데, 중간 중간 구멍이 많아서 캐릭터들이 샛길로 안 새게 하려면 무리 중 어떤 캐릭터를 그 구멍 주위에 고정시켜 길을 막아놓아야 했다. 그렇게 나머지 캐릭터들을 무사히 출구로 내보내고 다음 레벨로 넘어가려면 폭탄으로 고정시켜 놓은 캐릭터들을 없애야만 했었다. 많은 캐릭터들을 무사히 출구로 내보내기 위해선 일부 캐릭터들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이었고, 소수를 이용하기 싫어 구멍을 막지 않는다면 모두가 죽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다음레벨로 넘어 갈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전 세계의 싼 커피가격을 위해 일부인 아프리카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나의 생각이 짧은걸 넘어서 멍청했었다는 걸 안다.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 지어 지는게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는 그들의 희생의 무게와 싼 커피의 무게를 잴 자격이 없다.

Posted by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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