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청소년부문 수상작

윤리적 소비 자유분야 수기 부문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꽃을 일으키듯이!
(이민혜
)



 

 

위코노미 class! 이것은 나의 청소년기에 새로운 비전과 도전을 주는 만남이다!
위코노미 class? 과연 어떤 수업? 궁금함과 호기심으로 존경하는 담임선생님이 맡고 계셔서 지원하게 되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공정무역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마치 내가 갈증을 느끼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게 시원한 얼음물을 가져다 준 기분이었다.
미래의 외교관 이민혜의 마음에 작은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야!”라는 소명이 들었다.

지구의 한쪽 끝에 고통당하는 이들이 있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단지 우리들이 무관심했을 뿐이다. 절대 그래서는 안 되는데 말이다. 다행히 이미 누군가가 그들의 아픔을 알고 공정무역을 시작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모두가 함께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와 그들이 모두 함께 사는 길이다.

다행히 너무나 감사하게도 우리 가정은 이미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었다. 엄마는 먹거리를 고를 때 제품 내용을 세심하게 살피시는데 이런 엄마의 마음과 공정무역가게인 생협의 마음이 일치했던 것이다. 그러나 엄마가 마음 편하게 생협을 이용하신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와 아빠는 생협만을 고집하시는 엄마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협의 먹거리들은 시중에서 파는 먹거리보다 다양하지 않았고 맛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와 내가 마트에 가는 날에는 그동안 우리가 먹고 싶었던 것을 양손에 가득 사갖고 집에 오곤 했다. 그러면 엄마는 “몸에 좋지도 않은 이런 걸 사오면 어떡해요”하시며 짜증을 내시지만 버릴 수도 없으니 할 수 없이 요리를 해주셨다. 그럼 아빠와 나는 “바로 이 맛이야!”하면서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것처럼 맛있게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이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는 숙제가 있었다. 나는 그 책을 읽고 그동안 아빠와 내가 즐겨먹었던 음식은 음식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몸에 해가 되는 첨가물의 유혹에 넘어 갔었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나는 슬슬 엄마편이 되어가고 있었다. 문제는 아빠였다. 다행히 아빠의 고집도 오래 가지 않았다. 아빠가 내 시험 기간 동안 TV도 못 보시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바로 그 책을 읽기 시작하신 것이다. 한 권의 책이 사람의 마음을 그렇게 쉽게 바꿔놓을지 그 누가 상상했으랴! 바로 그날 아빠의 명령이 떨어졌다. 앞으로 우리 집의 모든 먹거리들은 ‘생협’에서만 사라고 말이다. 엄마의 얼굴에서 승리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아빠와 나의 썰렁함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갖고 굳건히 생협을 이용하신 엄마에게 박수를 보낸다.

공정무역을 배우고 나니 공정무역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공정무역은 윤리적인 소비의 실천이요,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 주는 행복한 소비이기 때문이다.

사실 엄마가 생협을 이용하신 것은 그때만 해도 공정무역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고 단지 일반 제과점에서 파는 빵과 과자를 드시면 소화가 잘 안되셨는데 ‘한살림’과 ‘생협’같은 친환경제품을 파는 곳에서 사신 빵과 과자를 드시면 전혀 그런 증세가 없으셨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파는 물건은 역시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라는 생각으로 다른 먹거리도 안심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하셔서 이용하게 되신 것이다. 그런 엄마의 생각이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었고 나아가서 공정무역의 실천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그동안 나의 무지함이 부끄럽게 생각이 되었으며 엄마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친환경제품이야말로 먹거리를 포함해서 모든 것이 안전하고 건강에도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우리가 공정무역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반면에 공정무역이 아닌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임금은 대략 기업이 가지고 가는 수입의 1/100정도란다. 한마디로 노동력 착취인 것이다. 이것을 안다면 어찌 노동력을 착취해서 부자가 된 기업들의 물건을 이용할 수 있단 말인가! 나와 엄마는 이런 면에서 마음이 통했다. 일단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공정무역가게와 친환경 상품을 파는 매장을 이용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물건을 파는 매장은 돈 많은 사람들이나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며 엄마와 나를 유별나게 생각하셨다. 그래도 요즘은 매스컴을 통해서 공정무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생각보다 많이 모르고 계셨다. 일단 우리 학교에 속한 가정이라도 먼저 실천이 있기를 바란다. 엄마에게 여쭤보았다. 혹시 엄마들은 만나면 공정무역 커피점을 이용하시냐고 말이다. 엄마의 대답은 그렇지 못하다고 하셨다. 공정무역 가게가 어디인지도 잘 모르고 일일이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다고 하셨다. 또 어떤 분은 엄마가 생협 회원인걸 아시고 엄마의 회원카드를 빌려 쓰시기를 원하시는 분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알려 주셨다. 매달 내는 조합비가 부담이 되셨던 것이다. 조합비는 안 내고 조합원가로 물건을 사고 싶으셨던 것이다. 그래서 생협에 가 보면 ‘다른 분의 조합원 카드를 빌려서 물건을 사지 맙시다’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공정무역은 윤리적인 소비를 바탕으로 정직한 거래를 하는 것이므로 엄마의 지혜로운 거절이 있기를 바란다. 어른들의 좋지 않은 모습이라 엄마가 많이 고민하시다가 내가 이런 주제로 글을 쓴다고 하니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알려주신 이야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무역과 관련된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다.

사실 우리 엄마도 공정무역에 대해서 잘 모르셨을 때는 고민을 많이 하셨단다. “가족들이 별로 생협 제품을 좋아하지도 않고 생협 가게가 조금 멀기도 한데 그냥 가까이 있는 동네마트를 이용할까?”라고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 그 즈음에 아빠와 내가 책과 학습을 통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정무역 상품과 친환경 상품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하신다.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지식과 홍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당한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힘없고 가난하다고 해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은 속여도 하나님은 속일 수 없지 않은가! 지금도 노동력을 착취해서 부를 누리고 있는 대기업과 중간 유통 관계자 분들께 이렇게 외치고 싶다. “여러분들이 노동력 착취로 얻은 돈을 세고 있을 때 그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세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미 불러 있는 배를 또 채우고 있을 때 그들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들에게 감사하십시오. 그들이 있기에 여러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이다. 내가 커서 외교관이 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소외당하고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공정무역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땀 흘려 제공한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임에 오해 없기 바란다.

이번에 배운 공정무역은 이런 나의 비전에 소명을 심어주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는 착한 소비, 행복한 소비가 많이 늘어나서 노동자의 얼굴에 웃음이 살아나길 기대한다. 우리 가정은 이런 다짐이 계속되도록 인터넷의 자료들을 검색해서 공정무역의 필요성과 공정무역 가게 등을 조사해서 페이퍼로 만들어 냉장고에 부착해 놓았다.

모두가 함께 하는 그날까지 먼저 공정무역을 배운 우리가 작은 실천 등을 통해서 그들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꽃을 일으키듯이 작은 실천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사회적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