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청소년부문 수상작

윤리적 소비 자유분야 수기 부문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세상
(김승희
)


며칠전 신문에서 장애인고용부담금에 관한 기사를 접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이란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장애인을 일정 비율로 고용해야 하도록 되어있는데 이 의무고용비율을 지키지 않을 때 정부에 내는 부담금을 일컫는 것이다. 현재 국내 민간 기업의 경우 2.3%의 의무고용비율을 준수하도록 제도화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최근 기사화된 이유는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 은행, 공공기관들이 지불하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 아마도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보다는 부담금을 지불하는 편이 회사 운영에 유리하거나 수월할 것이라는 정책적 결정에 따른 것이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장애인을 고용한다고 해서 생산성 향상에 꼭 방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비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봄 학교에서 학급친구들과 주라 중증 장애인 쉼터로 봉사활동을 나간 적이 있다. 이곳에서 나는 그곳에서 생활하는 지적 장애인들과 그들이 작업하는 일을 함께 하였다. 그것은 스테이플러 심을 작은 상자에 일렬로 정리하고 작은 상자들을 또 다시 큰 상자 속에 정리하는 일이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일이지만 그래도 꼼꼼하게 점검해야 실수없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작업을 통해 생활의 의미를 찾는 것 같았다. 그분들은 일하는 것이 좋아서 아침부터 일찍 작업장에 나오신다고 했으며, 진지하게 맡은 바 일들을 열심히 하고 계셨다. 

이분들에게 이러한 일거리는 하루를 시작하는 이유가 되며 살아가는 희망이 된다. 또한 이분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스테이플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장애인 쉼터에 봉사활동을 가기 전까지 지적 장애인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거나 함께 일을 해본 경험이 없었다. 막연히 그들은 우리와 다를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그들에 대해 닫힌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들 또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데도 어떻게 그들은 하루를 보내고 어떻게 돈을 벌어 어떻게 자립을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생인 나는 내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대학진학이 목표이고 대학졸업 후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고 그래서 경제적 자립을 해야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면서 장애인들은 어떻게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는 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 시각장애인 영어선생님이 부임을 하셔서 TV 뉴스에 그 선생님에 관한 기사가 소개되었을 때도 이것이 왜 뉴스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장애가 있어도 자신이 가진 재능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장애를 가진 선생님들이 더 많은 학교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고용문제가 뉴스거리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장애를 가진 선생님들을 고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편견없는 시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신문에서 일본의 최대분필회사인 일본이화학공업회사의 회장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이 회사의 종업원 74명 중 55명은 지적 장애인이라고 한다. 이 회사의 회장님도 처음에는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회사근처의 지적장애인 학교에 있었는데 이 학교 선생님이 끈질기게 취업부탁을 해왔으나 번번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장애인들을 취직은 못시켜주셔도 일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게만 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하셔서 할 수 없어 실습 기회를 주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실습기간동안 정말 열심히 일하는 장애인들에게 감동하여 정식 채용을 결심하게 되었고 오늘날 생산업무의 대부분을 지적 장애인이 담당하는 회사로 이끌게 되었다고 한다. 이 경우에서 처럼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장애인은 일을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을 버리는 것이 그들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나 역시 장애인 쉼터에서의 하루체험을 통해서 이분들을 이해하고 되었고 이들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점심시간 후 휴식시간동안 쉼터에 계신 분들과 수건돌리기 게임을 하며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 사회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에 대한 고용확대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서 일하는 일터가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업활동을 통해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일을 통해 얻는 기쁨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앞으로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지 않고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기를 고대한다.

Posted by 사회적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