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은상 수상작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손주야! 할머니도 윤리적 소비자란다!
문복례

나는 올해로 오십육세가 된 할머니다. 사실 나는 나이 먹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려고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신경 쓰던 나였지만, 올 해 초 외손주 녀석이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누구에게나 나 자신을 소개할 때 할머니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손주가 생기고 달라진 것은 이 뿐만 아니다. 삼십년 넘게 지켜온 짠소금 문여사의 소비 모습이 달라졌다. 결혼 할 때 맨주먹으로 시작했던 나는 한 푼이라도 아껴서 집도 사고, 아이들도 좋은 대학에 보낼 욕심에 물건을 살 때면 조금이라도 값을 깎아야 마음이 놓이는 알뜰 주부로 오랜 세월을 지냈다. 그런데 손주가 생기고 보니, 물건의 값보다는 제품이 얼마나 믿을 수 있는 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친환경 제품을 찾게 되었다. 사실 친환경 제품들은 물건 값이 좀 비싸다. 그렇지만, 소중한 손주녀석이 먹고 쓸 물건이다 보니 가격보다는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물건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나 어릴 때야 우리 논에서 키우던 쌀로 밥해 먹고, 조그만 자투리 텃밭에 키우던 푸성귀로 반찬을 해 먹으면 그 뿐이었는데, 요즘은 환경이 많이 오염되다 보니 농약도 좀 덜 치고, 비료도 안 준 친환경 제품들을 사야 이제 막 이유식을 시작한 우리 손주 녀석에게 제대로 된 건강한 음식을 먹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물건을 살 때면 잘 안 보이는 눈에 돋보기까지 끼고 이것저것 꼼꼼히 생산지를 살펴보고, 또 친환경 제품인지 확인한다. 그런 나를 보고 우리 딸은 짠순이 엄마가 웬일이냐며 놀려댄다. 사실 처음에는 친환경 장보기를 하고 나면 부쩍 가벼워진 지갑을 보며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제값을 제대로 다 주고 산 친환경 제품들은 냉장고에서 섞어서 버리는 일이 거의 없다. 워낙 비싸다 보니 수시로 냉장고를 확인해 제 때 요리해서 다 먹는다. 덤으로 받고, 묶음 제품으로 싸게 산 제품들은 살 때야 값 좀 아끼는데 정성을 쏟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런가? 집에 오면 냉장고에 잘 쟁여 놓고는 잊어버려 섞어서 버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친환경 제품들을 사면서 한 가지 뿌듯한 점은 내 덕분에 지구도 깨끗해진다는 것이다. 나 어릴 때는 개천에서 헤엄도 치고, 송사리 피라미도 잡고 그랬지만, 요즘은 어디 그런가? 봄이 되면 지천을 떠들어 대던 그 흔한 개구리 보기도 힘들고, 사내 녀석들 두 손 가득 퍼 올렸던 올챙이 본지도 오래다. 우리 손주 녀석이 그런 재미를 모르고 지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왠지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 밖을 열고 나가면 온천지가 신기한 놀이터였는데 지금은 오염된 곳이 많으니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 가족 자연드림 조합원 카드



우리 동네에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생겼다
. 그 곳은 바로 윤리적 소비를 하는 생협이라는 가게다. 나는 이 가게를 갈 때면 딸과 사위, 그리고 손주 녀석과 함께 온 가족이 간다. 손주가 아직 어려 이렇다 할 여행하기 어려운 우리 가족들은 손주 녀석 이유식 장을 보기 위해 일 주일에 두어 번 자연드림에 간다. 손주 녀석 이유식의 밥에 넣을 쌀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쌀을 사용한다. 유기농 쌀은 우리 손주 녀석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우리 논과 밭도 건강하게 만들어 내가 어릴 때 보고 자랐던 물자라, 송사리, 물땅땅이도 깨끗한 논으로 다시 돌아와 우리 손주 녀석의 친구가 되어 줄 거라 믿는다. 자연 농법으로 농사 짓는 논은 벌레도 돌아오고, 물고기도 돌아오게 하고, 새들도 돌아오게 할 테니 우리 손주 녀석들의 소중한 친구들의 소중한 보금자리다. 이유식에 함께 넣는 배, 사과, 브로컬리, 단호박, 감자, 고구마 모두 친환경 농산품으로 구입하여 정성을 다해 만들어 주어 9개월이 다 되어가는 우리 손주는 잔병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이 할머니의 큰 기쁨이 되고 있다.

 

우리 가족은 유기농 잡곡으로 건강을 챙긴다.

젖먹이 우리 딸의 영양간식은 우리 농산물로 만든 오곡두유!

추석 선물로 우리 딸에게 선물한 우리나라 박달나무 조리도구!


얼마 전 추석에는 주변에 있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자연드림에서 구입한 제품을 선물했다
. 사실 명절이 다가오면 어떤 선물을 해야 하나 큰 고민이다. 자연드림을 알고 나는 이 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을 직접 사용해 보니 얼마나 좋은 지 절로 알게 되었고 이번 명절에는 자연드림 제품으로 마음을 전하게 되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여동생에게는 아동학대나 노동 착취가 없는 공정무역 커피선물세트를, 한참 살림하는 재미에 푹 빠진 딸에게는 우리나라 박달나무와 천연재료로 옻칠한 주거, 뒤집게 등의 조리도구 세트를, 그리고 주변의 고마운 분들께는 한과세트를 선물했다. 특히 한과는 찹쌀을 발효시켜, , 호두, 참깨 등의 곡물들과 함께 섞어 만들어 맛과 영야 모두 일품이라 한가위 큰 명절 선물로 참 좋다.

사실 우리 집에도 친환경 제품들이 많이 생겼다. 환경오염을 많이 시킨다는 주방세제도 자연드림의 친환경 주방용 세제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또 내 화장대에는 값비싼 화장품 대신 친환경 재료로 만든 천연 화장품을 구입해서 쓰고 있다. 사실 백화점이나 방문 판매하는 화장품들은 참 비싸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보니 젊을 때와 달리 화장도 잘 안되어 비싼 화장품 좋아했다. 그런데 자연드림의 친환경 화장품을 사용하다 보니 값도 아주 저렴한데다가 피부에 바를 때도 부드럽게 잘 스며들어 친구들에게도 한 번 써 보라고 권하고 있다.

우리 손주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이유식을  먹을  때면  숟가락 까지  뺏어가며  맛있게  먹는다.


나는 우리 딸의 직장 생활 때문에 손주 녀석 돌보고 있다
. 엄마 젖을 먹으며 자라야 할 녀석이 엄마 떨어져 할미 품에 자라는 것이 안쓰럽지만, 그래도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든 정성껏 만든 이유식을 잘 먹고 자라주어 참 대견하고 고맙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는 백수 할머니지만 좋은 제품을 만든 사람들에게 제 값을 주고 물건을 사는 윤리적 소비로 손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손주도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아장아장 걸으며 나와 함께 할 것이다. 그럼, 그 때는 우리 손주 녀석이 손을 잡고 함께 자연드림 장보기도 함께 할 것이다. 윤리적 소비로 손주 녀석의 건강도 챙기고, 우리 손주 녀석의 소중한 친구가 될 자연도 챙기는 것이 바로 이 할머니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다.

 

Posted by 사회적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