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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09 교실에서 시작하는 대안적 삶
  2. 2011.06.08 대세는 윤리적 소비!
  3. 2011.06.07 아내따라 생협간다

교실에서 시작하는 대안적 삶

2011.06.09 21:34 사회적경제 사례 | posted by 사회적경제

교실에서 시작하는 대안적 삶 - 박혜진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2009년 장려상 수상작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일 것이다. 역사를 통해서 그리고 개인적인 삶을 통해서 많은 경험들을 하고 그 속에서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성공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과연 한정된 인생 가운데 ‘잘 살았다’라는 평가를 내리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고등학교 교사로서 요즘 더더욱 이 질문이 떠나지 않는다. 나 스스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이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삶을 유산으로 남겨야 할 것인가. 가르치고 있는 과목이 가정 과목인데, 소비생활, 식생활, 의생활, 가족생활 등을 가르치면서 각각의 영역에 너무나도 다양한 갈등과 문제가 존재함을 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내가 정말 옳은 것을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대안을 만들어 내는 삶’을 살아내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대안을 만들어 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많이 부족하지만 2009년에는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대안을 찾아내는 수업을 조금이라도 해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심 속에서 5월 중순부터 7월까지 소비생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다양한 구매 방식에 대해서 공부하고, 소비자 관련법에 대해서 수업하고, 소비자 주권에 대해서 수업하던 중 만나게 된 것이 바로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에 대한 내용이었다.

관련 자료들을 읽으면서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커피 한 잔 그리고 초콜릿 하나에도 비극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5000원이라는 돈을 주고 커피를 사 먹지만 수익의 55%는 국적 기업, 20%는 소비자, 10%는 수출업자에게 돌아가고 정작 땡볕 속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한 기업에서 만든 축구공 등이 가난한 국가의 아동 착취의 결과물이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수치를 보고 나니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커피 속에는 최초 생산자들의 눈물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무의식 중에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소비를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를 만나게 된 것이다. 최초 생산자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가격과 유통 구조를 변화시킨 공정무역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좋은 수단임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우리의 무분별한 소비의 폐해를 알아보고,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소비 가운데 숨어 있는 아픔에 대해서 함께 공부하고, 각각의 사이트에 들어가 공정무역 제품도 알아보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떤 소비생활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학생들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반발도 있다. 공정무역이나 윤리적 소비에 관한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많은 불평이 ‘너무 비싸잖아요!!!’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분명 지구상의 어떤 사람들은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부자일까.’라는 고민을 해 본다. 그들이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결국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지불한다는 차원을 넘어선 것일 것이다. 소비자 주권에서 이야기를 하듯이, 내가 그 회사 제품을 사는 것은 결국 그 회사의 경영 방침에 동의하고 생산방식과 처리방식, 유통 방식 등에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공정무역제품을 생산해 내는 기업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돈과 함께 나의 가치를 실어 보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하지만 그 대안이라는 것이 아무런 대가 없이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남들보다 다소 비싼 돈을 지불해 그 제품을 사야 한다는 대가를 치름으로써 나는 윤리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이고 더불어 다른 이들도 결국은 이런 삶으로 인도하는 길이 될 것이다.”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 이후부터 내 컴퓨터의 즐겨찾기 목록에는 한 곳이 추가되었다. 바로 www.kfhi.co.kr이다. 기아대책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정무역 제품 판매 사이트이다. 이곳에서는 멕시코산 커피, 북한산 된장, 에티오피아 산 커피, 초콜릿 등이 판매되고 있다. 교사로서 항상 말로만 중요성을 설명해 온 모습이 너무 반성되었고, 내가 먼저 가치에 따른 윤리적 소비를 실천을 한다면 학생들과 좀 더 생생한 수업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았기 때문에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공정무역 수업 이후 맨 처음 구매한 제품은 북한산 된장과 독일산 수제 초콜릿이었다. 학교에서 존경하는 한 선생님의 생일이었는데, 그 선생님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이런 저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비싸고 좋아 보이는 제품들을 생각하였지만, 그 생산 방식이라든가 경영 방식이 비윤리적인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선뜻 구매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비싼 제품이라도 그 제품의 생산 방식과 유통 방식 등이 윤리적이지 못하다면 선물 속에 담겨진 존경과 사랑의 마음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결국 결정한 것이 바로 기아대책에서 나온 된장과 수제 초콜릿이었다. 선생님께 생일 선물과 함께 이 제품이 공정무역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이고 왜 이 제품을 선물하게 되었는지 알려 드리자 내 손을 꼭 잡으면서 ‘박 선생님. 나 너무 감동 받았어. 너무 의미 있는 선물인 것 같아’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정말 잘한 선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선물을 받아 본 선생님께서도 자신도 꼭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해야겠다며 사이트 주소도 알아가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셨다. 그 후부터는 부서 커피를 공동으로 구매할 때에도 공정무역 방식으로 생산된 커피로 주문하게 되었고, 주변의 많은 선생님들도 하나 둘 사이트 주소를 물어보고 구매해 보기도 하시고 기아대책이 아닌 다른 사이트를 알려주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너무 감동적이었던 것은 몇몇 학생들이 찾아와서 ‘선생님! 한 달 후면 추석인데, 엄마 아빠가 추석 선물 사신다고 할 때 제가 공정무역 제품을 사시라고 말씀 드려 보려구요!’라는 말을 할 때였다. 올바른 일은 절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것 같다. 조금씩 조금씩 퍼져 나가다 보면 결국 대안으로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우리 학교는 1년에 2번씩 아름다운 가게와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를 진행한다. 학교에서 맡은 업무가 봉사 관련 업무이다 보니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행사는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모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면 판매 행사를 벌여 그 수익금을 이웃돕기에 사용하는 행사이다. 2년 동안 이 행사를 진행한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것을 기증에 수익금으로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교육적으로 매우 좋은 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정무역이나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면서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가 단순히 이웃을 돕는 차원의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하게 공정 무역 방식을 통한 생산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을 재사용함으로써 물건의 수명을 연장시켜 재화의 낭비도 막고 환경도 보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윤리적 소비의 의미가 아닌가. 그렇다면 알게 모르게 윤리적 소비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큰 의미를 가진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학생들에게 올바로 가르치지 못하고 홍보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제 두 달 후면 2009년 마지막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소비의 차원에서도 학생들에게 교육해 우리 학생들이 정말 의미 있는 소비인으로서 그리고 생활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안을 만들어 내는 삶. 우리 모두가 이러한 삶을 위해 한 발자국씩만 내딛게 된다면, 대안은 우리에게 더 이상 ‘대안’이 아닌 모두가 당연히 걷게 되는 ‘길’이 될 것이다.

Posted by 사회적경제

대세는 윤리적 소비!

2011.06.08 11:53 소비의 힘/생활 속 실천법 | posted by 사회적경제

대세는 윤리적 소비! - 손지은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2009년 장려상 수상작

윤리적 소비란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궁극적일 터이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기에 윤리적 생산을 하는 생산자와 유통자, 소비자의 건전한 사이클을 만드는데 참여하는 것이 윤리적 소비의 실천이 될 것이다. 돌아보면 윤리적 소비의 모습은 참 형태가 다양하다. 그래서 내가 쓸 수 있는 글도 아주 길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몸담아본 실천만 몇 가지로 적어보려 한다.

내가 소속된 icoop생협은 윤리적 소비의 선두주자다. 친환경 먹을거리, 친환경 물품을 생산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해주고 있고, 소비자인 회원들의 윤리적인 소비를 교양, 교육하는 것을 실천하는 곳이다. 농업과 지구환경을 생각하기에 농약, 화학비료, 중금속을 배제하는 유기농업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출자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식품안전을 최우선시하며 다양한 생활필수품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또한 초콜릿, 커피, 설탕, 올리브유 등의 공정무역 물품 개척에도 앞장을 서는 생활협동조합이다.

이러한 icoop생협의 회원으로서 고정적인 소비자가 된 것이 나로서는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첫 번째 실천모습이다.
 
두 번째 나의 실천모습은 재활용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워낙에 새것보다는 중고를 좋아했던 본성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생협의 생활캠페인에 고무된 바가 크다. 그래서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벼룩시장’을 1년간 열었다. 없는 일을 벌이는 것이긴 했지만 이웃의 도움으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추진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고, 내게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인 벼룩시장을 통해 ‘자원 재활용’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매달 셋째 토요일에 1시부터 5시까지 놀이터에서 진행한다. 1시가 가까워오면 오래 묵은 미끄럼틀, 세발자전거, 멀쩡한 전동자동차, 쓸 만한 인형들, 로봇, 메이플스토리 딱지, 장난감, 아이 옷, 어른 옷을 가지고 사람들이 몰려든다. 돗자리 깔고, 번호표 받고, 가격표 붙이면 장사 시작이다. 살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들로 아파트 벼룩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몇 백 원부터 몇 천 원까지 푼돈 거래이지만 모두가 행복한 공간이다. 가격이 너무 높거나, 너무 낡은 물건을 내놓으면 거래가 안되기 마련이다. 4시 정도부터는 떨이가 시작된다. 안 팔리면 가격 낮추고, 여기저기서 흥정이 이뤄진다. 부대 행사로 페이스페인팅도 해주고, 흰옷을 가지고 나오면 전통 문양을 염색 물감으로 찍어주기도 한다. 미대를 졸업한 동네 아줌마들이 나선 것이다. 새 물건에만 젖어 있는 아이들에게 헌 것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주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 최근에 다른 형태로 윤리적 소비, 착한 소비를 하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정부의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하면서 임금의 30%를 지역상품권으로 받게 되면서부터다. 몇 년 전부터 해피수원상품권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재래시장, 골목상권을 활성화한다는 좋은 취지를 실감 못하고 이용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희망근로에서 주는 상품권으로 집근처 상가들을 이용하게 되었다. 멀리 차타고 대형마트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상점을 이용하는 것, 이것이 나의 세 번째 윤리적 소비 실천이다.

지역상품권을 이용하다보면, 상가는 상가대로 지정은행 통장만 거래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투덜대었고,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동네 가맹점을 찾아다니는 것이 불편하다고 투덜대는 것을 보게 된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고안해 낸 지역상품권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지역민의 소비 형태를 바꿔주는 획기적인 통화가 이렇듯 불편하고 번거롭듯이, 윤리적 소비 또한 새로운 시도가 되는 것이 많아 우리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 되짚어 보며 극복해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나의 윤리적 소비의 계기는 바로 탄소포인트제 참여이다.

희망근로사업에서 내가 하는 일이 시민들에게 에너지 절약과 탄소포인트제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다. 저탄소를 실천하면 포인트를 준다는 제도인데, 기업, 가정, 상가가 참여 신청을 하면 에너지를 아낀 만큼 보조금을 지자체가 준다.  동사무소에 앉아서 동 주민들을 만나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얘기 나누고 에너지 절약을 촉구하고 탄소포인트제 참여하는 것이 온실가스감축 실천이라고 얘기 나누면서 나의 윤리적 소비는 또 하나 실천이 더해진 셈이다.

"냉장고는 창고가 아닙니다. 60% 채우기 실천합시다. 냉장고에 들어있는 품목, 날짜를 메모해 두어 냉장고 문 여는 횟수를 줄입시다.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아주세요. 컴퓨터는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사용 후에는 꼭 플러그를 빼주세요. 샤워시간 1분 줄여 물을 아낍시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외치고 있다.

Posted by 사회적경제

아내따라 생협간다

2011.06.07 11:09 윤리적 소비의 동반자/협동조합 | posted by 사회적경제

아내 따라 생협 간다 - 김동윤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2009년 장려상 수상작

오늘도 퇴근할 무렵 집에 전화를 걸면 어김없이 사랑하는 공주가 예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전화를 받자마자 아빠! 끝났어, 오면서 저번에 먹어 본 아이스크림 사와! 알았지~하면 엄마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안돼"라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나에게 전해온다. 오늘도 나는 고민 고민 하다가 결국 사랑하는 딸의 호소에 못이기고 배스킨라빈스에서 초코아이크림을 큰 통으로 사가지고 집으로 퇴근한다. 그러면 생각대로 딸과 아내는 현관문 앞에서 나를 맞이하면서 교차되는 반응이 동시에 눈앞에서 펼쳐진다. 공주님은 방방 뛰면서 좋아하고, 아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주방으로 홱 가버린다. 참 난감한 상황이다. 나는 사랑의 표현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사가지만, 아내는 아이의 두뇌를 다~망친다고 한다. 어찌해야할지?

빛고을 생협 자연드림 매장 - 출처 icoop 생협

빛고을 생협 자연드림 매장 - 출처 icoop 생협

참고로 사랑하는 아내는 딸 친구 엄마의 소개로 생협이라는 곳을 소개받는다. 생협에서 주체한 열린 공개강좌를 몇 번인가, 다녀오더니 입에 침을 튀기며 과자와 아이스크림과 생산자 표기가 불분명한 식품은 절대로 먹이면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내 삶은 식품에 관한한 선전과 광고하는 그대로 믿고, 그냥 내가하는 방식대로 내 아이에게 과자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짜장을 곱빼기로 시켜 배가 산만큼 나올 때까지 딸과 함께 맛있게 해치우곤 한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나쁘단 말인가? 너무나 맛있고 달콤한데 말이다. 아내가 이해가 안 될 뿐더러 그렇게 따지면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푸념만 아내에게 늘어놓는다. 아내는 나에게 한방 쏘아붙인다. 무식이 아이를 망친다고...! 그러면서 버럭 화를 내곤 한다. 나는 할말이 없다.(정말로 나는 무식한가?)

아내 따라 생협에서 딸기 따기 체험

작년 5월 어느 날 아내와 딸이랑 함께 시민 생협에서 주최한 딸기 따기 체험에 아내의 강권으로 함께 가기로 약속을 했다. 참 시간 내기도 어렵고  정말로 가기 싫지만 아이에게 현장 교육프로그램으로서 매우 유익하고 재미있다고 해서 못이기는 척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에서 물품에 대한 생산자와 생협의 관계, 그리고 개인소개를 하면서 1시간 30분가량 가는데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내심 뭣 하려고 이런 시골까지 데리고 왔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하는 아저씨를 따라 비닐하우스로 향하면서 아내는 부연 설명을 한다. 유기농 딸기가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딸기밭만 농약과 다른 약품을 하지 않아서 유기농이 아니라고 그 주위에서 생산하는 모든 논과 밭이 함께 농약과 약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진정한 유기농 과일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그때야 처음으로 듣고 알게 되었다. 이제까지는 재배하는 작물만 농약이나 약품을 하지 않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를 더욱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농약이나 약품을 한 논이나 밭이 유기농 작물을 재생산하려면 그곳을 3~5년 동안 아무런 농약이나 약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진정으로 유기농 작물을 재생산 할 수 있다니 정말 자연의 순리가 아닌가 싶다. 그뿐만이 아니라 함께 농사짓는 가구 중 한 가구라도 농약이나 약품을 사용하면 그 주위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농가들도 유기농 인증이 취소되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시민 생협의 활동을 다시 보는 전환점이 되었다. 또한 농촌에서 농사짓는 분들도 자연의 섭리 속에서 자연과 함께 농사짓는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선조들이 가르쳐준 방식으로 말이다.

딸기 따기를 마치고 장소를 옮겨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이동하면서 안내하는 분이 운동장 중앙에 마련된 순수국산 식품과 수입식품 품평회가 개최된다고 안내 해준다. 벌써 운동장에서는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전국의 생협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생협활동을 하고 있구나! 나는 깜짝놀랐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은 유기농 밖에 없다는 사실을....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현장을 보면서 나또한 나름의 방식으로 많은 것을 보고 깨달음도 얻었다. 얼마 되지 않는 알량한 식견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다니 정말이지! 아내가 참여하는 빛고을 시민생협 모임이 이렇게 상생관계를 가지고 사람과 자연을 살리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내 아내가 점점 자랑스러워진다. 옛 선인들이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더니 나는 오늘 유기농으로 만든 다양한 떡을 엄청나게 먹었다. 떡을 먹으면서 이것이 바로 나도 살고 농촌도 산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한다.

이제까지 나는 회사원으로서 한미FTA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다 못해서 내 아내에게 쇠뇌를 시킬 정도로 열변을 토하면서 꼭 성사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 것을 후회하고 있다. 보지도 않고 참여해 보지도 않고서,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한미FTA라는 사실을  말이다. 한편으로는 혼란스럽지만, 다른 많은 부분에서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생산자 분들이 준비한 신토불이 막걸리로 얼큰하게 두어 잔 비우고 버스 올라 낮잠을 청한다. 벅찬 하루였다. 그래도 딸기 따기 행사에 잘 참여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생협 활동을 보면서 자연은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은 사랑으로 보답하는 선순환적인 길을 시민 생협이 가고 있는 듯하다. 자연을 잠시 빌려 살다가 그대로 돌려주고 가야 할 세상인데 사람들은 왜! 그리 욕심을 부리며 살아 가야하는지는 영원한 숙제인 듯하다.

남편들이여, 아내 따라 생협 가자

오늘도 아내 따라 백아산 휴양림에서  생협 맴버들이 워크샵하는 곳에 나와 딸이 덤으로 동행하는 특권을 누렸다. 기분이 매우 좋고 얼마 만에 가져보는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는 행운도 얻었다. 매장을 open하려고 맴버들이 줄기차게 앞만 바라보고 왔지만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드 하려고 모인 것 같아서 참 좋다. 잠시 가는 길을 멈추고 자기를 성찰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맴버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모르지만, 매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생각보다 호응하는 분들이 많아서 함께한 빛고을 맴버들이 한결 힘을 받는듯하다.

대한민국도 생활수준이 선진국에 진입하는 단계에서 삶의 질적 변화가 시작되는 과정의 길목에서 빛고을 시민생협의 비전이 대단히 막중하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생협이 추구하고자 하는 사명 또한 각 조합원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면 다양하게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캐취하는 역할을 감당하리라 생각한다.
 
내 아내가 언제부턴가 생협의 활동가로 역할을 감당하면서 나까지도 덩달아 도매급으로 따라 다니는 신세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은 좋지만 아직까지는 매장만 열심히 따라 다니고 있다. 나에게도 시간의 제약이 없다면 생협의 충실한 홍보자 역할을 감당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대부분 사람들이 생협에서 물품을 파는 것이 단지 유기농이라는 단순한 먹거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너무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나 또한 단지 유기농 먹거리의 단순성만을 생각했지, 농민들과 교감하는 철학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는 못했다. 물품 위원들이 생산자와 함께 철학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 바로 저것이 사람사는 냄새가 아닌가 싶다. 농사짓는 과정과 그들이 겪는 마음의 아픔을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바로 생협의 존재의 이유인 듯하다.

특히나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적인 작은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현명한 분별력과 선택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자녀들의 미래와 직결되는 이 소중한 일들을 내일로 미루는 것은 자녀들에게 미래를 없애는 일과도 같아서 마음이 너무나 서글프다. 이제는 아내들의 저력을 보여줄 때가 아닌가 싶은데 결단의 시간을 가져 볼 것을 촉구 한다. 자~우리 집부터 실천하는 가정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보낸다.

남편들이여! 아내 따라 생협 매장으로 가자. 꼭 떡이 생기는 것만은 아니고 나의 가정과 아이들 미래가 새롭게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시민생협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빛고을 시민 생협 화이팅!

Posted by 사회적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