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회적기업을 알아보자!

2011.06.11 12:19 윤리적 소비의 동반자/사회적기업 | posted by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성격으로 운영되는 사회적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면서 이윤을 창출하고, 창출된 이윤은 다시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하는 기업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논의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1997년 금융외환위기 이후 근로 빈곤층의 문제, 고령화 사회의 진입, 사회서비스 수요의 증가, 고용 없는 성장 시대 도래 등으로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게 되면서 부터이다.

초반 민간단체 중심으로 논의된 사회적기업은 2005년 국회와 노동부를 중심으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법제화가 검토되었고,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시행되었다.
 

* 2007년 1차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아름다운가게'

사회적기업 육성법은 사회적기업을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사회적기업이 되고자하면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지원기관을 통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인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사회적기업 수는 532개, 예비사회적기업은 1005개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 홈리스가 직접 잡지를 판매하므로써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울형사회적기업 '빅이슈'

그럼 예비사회적기업은 무엇이죠?

예비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실현,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등 사회적기업 인증요건 중 일부가 미흡하나, 수익창출 모델 등을 보완하여 향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기관을 지칭한다.

사회적기업과 같이 정부의 인증절차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특징을 가지고 향후 사회적기업 전환을 준비하는 기관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예비사회적기업의 대표적인 예로는 노동부 사회적일자리 참여기관, 자활공동체, 장애인작업장, 비영리단체 수익사업단, Social Venture, ○○형사회적기업 등을 들 수 있다.

출처: (site)서울형 사회적 기업, (book)사회적기업의 이해와 국내외 경영사례

사회적기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어떤 사회적기업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Posted by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새빨간 그날과 녹색 생리대

2011.06.10 12:47 윤리적소비 사례 | posted by 윤리적소비

새빨간 그날과 녹색 생리대 - 신임수진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2009년 장려상 수상작

종종 다른 볼일이 없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 나는 작은 방 가득 천 꾸러미를 펼치고 ‘작업’을 시작한다. 일명 “링수네 달거리대 만들기”. 5년 전 겨울, 나는 앞으로 30년 쯤(가임기동안) 다른 선택을 해보겠다고 생각했고 망설임 없이 그 길로 들었다. 시골과 유기농업, 좋은 먹거리를 길러내는 것을 자신의 업으로 생각하시는 농부님들을 만나면서 정신적인 충격에 빠져있던 때였다. 왜 아무도 나에게 물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포장 된 쌀은 대형 마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며 내가 버리는 쓰레기는 도무지 어디고 갈 곳이 없다고 말해 주지 않았을까. 한동안 내가 빠져있던 화두는 <귀찮음>과 <편함>이었던 것 같다. 왜 에스컬레이터가 계단을 걷는 것 보다 편하고 일회용 비닐 생리대를 죽 뜯어 쓰레기통에 넣는 것은 면생리대를 빨아서 쓰는 것보다 그리도 편한가.

면생리대를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예상치 못한 몇몇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버리느냐 빨아 쓰느냐보다 먼저인 문제는, 내가 나의 생리와 생리혈에 대한 근거 없는 미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여성들에게 생리는 귀찮고 불결하고 성가신 일로 소개되었고 그렇게들 믿고 있었다. 일회용 비닐 생리대 광고를 보아도 온통 ‘깨끗해요’, ‘안 하는 것처럼 감쪽같아요’라는 이야기뿐이다. 그걸 사용해야 하는 우리들은 깨끗하지 않은 생리대를 뜯어내 버리기 바쁘고 될 수 있는 한 ‘안 하는’듯이 보이려고 노력한다. 전반적으로 ‘피’에 대한 거부감은 공통의 것일 수 있지만 생리혈처럼 억울하게 미움받고 뒤로 내쳐지는 건 홍길동같은 서자도 ‘형님’할 지경이다.

면생리대 빨래의 첫 단계는 찬물에 베어 나오는 자기 피 마주하기일 수밖에 없다. 최근에 내가 만든 면생리대를 구입해 간 친구에게서 야밤에 전화가 왔다. “식구들 몰래 밤에 빨았는데 피가 너무 많이 나와. 물이 쌔빨갛게 됐어. 물 버릴 때마다 너무 놀래.” 다달이 생리를 한지 십수년 만에 자기 피와 첫인사를 나눈 셈이다. 일단 이 첫만남을 잘 넘기면 빨래하기 그 자체는 큰일이 아니다. 사용한 면생리대를 찬물에 담궈 두면 핏물이 쏙 빠진다. 그리곤 그냥 비누로 슥슥 빨면 된다. 물론 이런 것이 큰일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서 작은 ‘일’이 되기도 한다는 건 인정!

대부분 면생리대에 관해 이야기하려다 보면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근데, 좋은 건 알겠는데, 귀찮아서 어떻게 빨아서 써.” 옷 빨기가 귀찮아서 맨몸으로 다니거나 한 달에 보름 정도만 옷을 입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지금껏 휙 버리던 것을 버리지 않고 손을 한번  더 쓰려니 싫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5년을 쓰면서도 나 또한 종종 귀찮은 마음이 비죽 고개를 들기도 한다. 세상은 우릴 위해 얼마나 ‘편한’ 방법들을 많이 내놓는지!

처음에는 매일매일 그날 사용한 면생리대를 빨아 널었다. 당시는 부모님과 오빠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엄마는 내 방에 오셔서 목소리를 죽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빠도 있고 오빠도 있는데 저렇게 씨뻘겋게 담궈 놓고 있으면 어떻해. 얼른 빨아 널든지 뚜껑이라도 덮어 놓든지.” 나는 적당히 얼버무리고는 남성들도 좀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뒤 우리집 욕실에는 새빨간 작은 대야가 생겼다. 딸기를 담아 파는 플라스틱 그릇 같았는데 내 면생리대를 담궈 놓는 전용 대야로 마련한 듯 했다. 새빨간 대야는 한동안 내 면생리대를 품고서 대야 색깔과 피 색깔을 쉽게 구분할 수 없도록 하는데 일조했다.

지금은 자꾸 꾀가 난 결과, 사용한 면생리대를 찬물에서 핏물만 빼뒀다가 빨래는 한 번에 세탁기에게 맡긴다. 다른 빨래들과 함께 세탁하기 때문에 그 이후엔 꼭 맹물에 푹푹 삶아 햇빛에 말린다. 면생리대를 모두 말려서 서랍장에 다시 정리해 두는 것 까지 끝나면 비로소 내 생리기간이 마무리된다. 실제 피 흘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다음 달을 준비해놓는 것까지이기 때문에 비교적 남들보다 긴 생리를 한다고 하겠다. 그런데도 생리하는 날보다 생리안하는 날이 훨씬 많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내가 쓰는 것을 보고, 혹은 귀여운 천으로 만들어진 면생리대를 구경하고는 “그럼, 한두 개만 일단 써볼까?”하는 친구들이 참 많다. 예전에는 그것으로도 조금은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면생리대 ‘체험’을 해볼 수 있으니 나쁘진 않겠다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지만. 나는 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기왕이면 생리기간 동안 내내 쓸 생각을 하고 시작하길 권유한다. 아직은 익숙치 않으니 시험 삼아 집에서 미리 써보거나 짧은 시간을 써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냥 막연하게 한두 개만으로 한번 써보고 좋은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써보고 좋으면 나중에 제대로 구비해서 시작하겠다고 생각했다가 어느새 그 한두 개마저 서랍 깊은 곳에서 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사람은 자꾸 ‘편한’쪽으로 가고 싶기 마련이니까.

직접 천을 사다가 하나하나 재단하고 재봉틀로 만들고 다리미로 다려서 면생리대를 완성하는 일은(그런 날 나는 종일 라디오를 들으며 작업한다) 어쩌면 나에게 휴식이고 녹색을 퍼트리는 일이고 괜찮은 아르바이트다. 주위 사람들에게 면생리대를 권유하고 정성들여 만든 것을 팔기도 하면서, 이것으로 한 뼘쯤은 더 녹색이 되고 자기 피를 마주하는 친구가 한명 더 늘어나는 것을 생각하면 스윽 웃음이 난다. 아주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면 하는 것이고, 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다. 빨래나 번거로움이나 생리에 대한 거부감이나 이런 저런 것들은 그저 그것들일 뿐이고, 그래서, ‘내가’ 할까, 말까.

우리가 결정할 것은 이것이다. 일단 해보는 건 어떨까. 나중에 정 아니면, 다시 돌아올 길은 너무도 많을 테니까.  그리고 그 많은 길이 사실은 길이 아님을 알게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테니까! 결심에 필요한 시간이 길었던 친구도, 어렵게 어렵게 찡끗거리며 시작했던 친구도 결국은 그 쉬운 길로 돌아가지 않았다. 내가 그런 것처럼. 그래서 우리 길은 느리지만 조금씩 다져지고, 더 많은 가지를 뻗는 중이다. 녹색생리대와 함께하는 그 길에서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를 오늘도 바래본다. 그리고 툭 묻는다. “그래서, 함께 하겠어?”

* 피자매연대 http://bloodsisters.net/ 에 들러보시면 더 많은 정보와 사람이 있습니다. (면생리대 본을 다운 받으실 수 있고, 직접 만드실 수도 있어요. 어렵지 않습니다.)
Posted by 윤리적소비

교실에서 시작하는 대안적 삶

2011.06.09 21:34 윤리적소비 사례 | posted by 윤리적소비

교실에서 시작하는 대안적 삶 - 박혜진
윤리적 소비 체험 수기 부문
2009년 장려상 수상작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일 것이다. 역사를 통해서 그리고 개인적인 삶을 통해서 많은 경험들을 하고 그 속에서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성공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과연 한정된 인생 가운데 ‘잘 살았다’라는 평가를 내리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고등학교 교사로서 요즘 더더욱 이 질문이 떠나지 않는다. 나 스스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이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삶을 유산으로 남겨야 할 것인가. 가르치고 있는 과목이 가정 과목인데, 소비생활, 식생활, 의생활, 가족생활 등을 가르치면서 각각의 영역에 너무나도 다양한 갈등과 문제가 존재함을 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내가 정말 옳은 것을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대안을 만들어 내는 삶’을 살아내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대안을 만들어 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많이 부족하지만 2009년에는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대안을 찾아내는 수업을 조금이라도 해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심 속에서 5월 중순부터 7월까지 소비생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다양한 구매 방식에 대해서 공부하고, 소비자 관련법에 대해서 수업하고, 소비자 주권에 대해서 수업하던 중 만나게 된 것이 바로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에 대한 내용이었다.

관련 자료들을 읽으면서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커피 한 잔 그리고 초콜릿 하나에도 비극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5000원이라는 돈을 주고 커피를 사 먹지만 수익의 55%는 국적 기업, 20%는 소비자, 10%는 수출업자에게 돌아가고 정작 땡볕 속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한 기업에서 만든 축구공 등이 가난한 국가의 아동 착취의 결과물이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수치를 보고 나니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커피 속에는 최초 생산자들의 눈물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무의식 중에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소비를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를 만나게 된 것이다. 최초 생산자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가격과 유통 구조를 변화시킨 공정무역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좋은 수단임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우리의 무분별한 소비의 폐해를 알아보고,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소비 가운데 숨어 있는 아픔에 대해서 함께 공부하고, 각각의 사이트에 들어가 공정무역 제품도 알아보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떤 소비생활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학생들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반발도 있다. 공정무역이나 윤리적 소비에 관한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많은 불평이 ‘너무 비싸잖아요!!!’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분명 지구상의 어떤 사람들은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부자일까.’라는 고민을 해 본다. 그들이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결국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지불한다는 차원을 넘어선 것일 것이다. 소비자 주권에서 이야기를 하듯이, 내가 그 회사 제품을 사는 것은 결국 그 회사의 경영 방침에 동의하고 생산방식과 처리방식, 유통 방식 등에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공정무역제품을 생산해 내는 기업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돈과 함께 나의 가치를 실어 보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하지만 그 대안이라는 것이 아무런 대가 없이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남들보다 다소 비싼 돈을 지불해 그 제품을 사야 한다는 대가를 치름으로써 나는 윤리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이고 더불어 다른 이들도 결국은 이런 삶으로 인도하는 길이 될 것이다.”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 이후부터 내 컴퓨터의 즐겨찾기 목록에는 한 곳이 추가되었다. 바로 www.kfhi.co.kr이다. 기아대책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정무역 제품 판매 사이트이다. 이곳에서는 멕시코산 커피, 북한산 된장, 에티오피아 산 커피, 초콜릿 등이 판매되고 있다. 교사로서 항상 말로만 중요성을 설명해 온 모습이 너무 반성되었고, 내가 먼저 가치에 따른 윤리적 소비를 실천을 한다면 학생들과 좀 더 생생한 수업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았기 때문에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공정무역 수업 이후 맨 처음 구매한 제품은 북한산 된장과 독일산 수제 초콜릿이었다. 학교에서 존경하는 한 선생님의 생일이었는데, 그 선생님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이런 저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비싸고 좋아 보이는 제품들을 생각하였지만, 그 생산 방식이라든가 경영 방식이 비윤리적인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선뜻 구매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비싼 제품이라도 그 제품의 생산 방식과 유통 방식 등이 윤리적이지 못하다면 선물 속에 담겨진 존경과 사랑의 마음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결국 결정한 것이 바로 기아대책에서 나온 된장과 수제 초콜릿이었다. 선생님께 생일 선물과 함께 이 제품이 공정무역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이고 왜 이 제품을 선물하게 되었는지 알려 드리자 내 손을 꼭 잡으면서 ‘박 선생님. 나 너무 감동 받았어. 너무 의미 있는 선물인 것 같아’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정말 잘한 선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선물을 받아 본 선생님께서도 자신도 꼭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해야겠다며 사이트 주소도 알아가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셨다. 그 후부터는 부서 커피를 공동으로 구매할 때에도 공정무역 방식으로 생산된 커피로 주문하게 되었고, 주변의 많은 선생님들도 하나 둘 사이트 주소를 물어보고 구매해 보기도 하시고 기아대책이 아닌 다른 사이트를 알려주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너무 감동적이었던 것은 몇몇 학생들이 찾아와서 ‘선생님! 한 달 후면 추석인데, 엄마 아빠가 추석 선물 사신다고 할 때 제가 공정무역 제품을 사시라고 말씀 드려 보려구요!’라는 말을 할 때였다. 올바른 일은 절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것 같다. 조금씩 조금씩 퍼져 나가다 보면 결국 대안으로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우리 학교는 1년에 2번씩 아름다운 가게와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를 진행한다. 학교에서 맡은 업무가 봉사 관련 업무이다 보니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행사는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모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면 판매 행사를 벌여 그 수익금을 이웃돕기에 사용하는 행사이다. 2년 동안 이 행사를 진행한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것을 기증에 수익금으로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교육적으로 매우 좋은 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정무역이나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면서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가 단순히 이웃을 돕는 차원의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하게 공정 무역 방식을 통한 생산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을 재사용함으로써 물건의 수명을 연장시켜 재화의 낭비도 막고 환경도 보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윤리적 소비의 의미가 아닌가. 그렇다면 알게 모르게 윤리적 소비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큰 의미를 가진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학생들에게 올바로 가르치지 못하고 홍보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제 두 달 후면 2009년 마지막 ‘아름다운 나눔 학교’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소비의 차원에서도 학생들에게 교육해 우리 학생들이 정말 의미 있는 소비인으로서 그리고 생활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안을 만들어 내는 삶. 우리 모두가 이러한 삶을 위해 한 발자국씩만 내딛게 된다면, 대안은 우리에게 더 이상 ‘대안’이 아닌 모두가 당연히 걷게 되는 ‘길’이 될 것이다.

Posted by 윤리적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