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출자로 기숙사 짓고 임대 운영해 비용 절감




[헤리리뷰] 협동조합 지상컨설팅

협동조합으로 대학생 주거비 절약 가능한가요

Q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서울에서 생활하기 위해 매월 50만원이 넘는 주거비를 써야 합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는 경쟁률이 치열하고, 재단에서는 기숙사를 더 짓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면 생활비 부담이 심합니다. 대학생들이 모여 주거비를 아낄 수 있는 기숙사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을까요?

A 반값등록금이 지난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생활비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와 생활하는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주거비는 등록금에 버금간다. 2011년 서울의 경우 월 하숙비는 45만원가량이다.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하숙집 주인들은 선납을 요구해 대학생들이 하숙비 담합을 규탄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땅값 비싼 서울선 대학 구내에 지어야

가장 좋은 방법은 대학이 저렴한 주거비를 위한 기숙사를 충분히 짓고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의 상업화가 진전되면서 하숙집 비용과 별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만들어진 기숙사가 늘어나고 있다. 민자 기숙사를 주도한 K대학교의 2011년 기숙사비는 방학까지 사용한다고 할 때 1인실은 학기당 310만원, 2인실은 200만원으로 하숙비와 별 차이가 없다.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주거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택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대학생들의 기숙사주택협동조합은 임대형 방식이 바람직하다. 즉 4년 동안만 거주하면 되는 조건이니 기숙사에 입주하는 학생들이 출자한 돈으로 기숙사를 짓고, 협동조합이 소유한 뒤 조합원인 대학생들에게 임대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미국 사립대에서도 대학생들의 주거비를 절약할 수 있는 대학생주택협동조합이 일반화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울은 인구밀도와 주택밀도가 높고 땅값이 비싸 개인공동주택을 사서 기숙사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것은 주거비 절약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제일 좋은 것은 대학 구내에 있는 땅을 활용하여 기숙사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다.

대학 쪽에 기숙사를 증설하라고 요구할 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로 첫째 기숙사 증설 재원이 부족하다, 둘째 기숙사를 증설할 여유 땅이 없다는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재원의 문제는 주택협동조합으로 해결하기 쉽다. 학교가 부지를 제공하면 기숙사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모여 기숙사주택협동조합을 결성하고 건축비를 모아 만들면 된다. 대학생협이 있는 학교에서는 대학생협이 임시 사무국 기능을 대행해 준다면 훨씬 용이할 것이다.

공동시설 활용하고 식당은 없는 게 좋아

기숙사협동조합의 장점을 살리려면 취지에 맞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공동생활공간을 잘 활용하고, 운영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공동화장실이나 공동세면실 등을 사용하도록 설계하면 건축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관리운영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반 대학기숙사와 달리 식당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 또한 입주한 학생들끼리 당번을 맡으면 관리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전기료와 수도세 등을 절약하기 위해 공동시설을 이용하는 구성원들로 소모임을 만들고 비용을 공동으로 부과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대학 구내에 기숙사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하면 반값주거비가 달성될 수 있다.

대학 내 기숙사협동조합 설립 부지가 부족할 때에는 따져야 할 것이 더 많아진다. 하지만 부지를 구입하고 직접 건축한다고 할 때 여전히 하숙집보다는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Posted by 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