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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의 동반자/협동조합

누룩이 될 뻔했던 밀씨 한줌과 라면, 그리고 윤리적 소비

이 땅에서 우리밀이 하마터면 영영 사라질 뻔했던 뼈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1986년 말 그대로 ‘씨가 말랐던’ 국산 밀 종자를 찾아 경남 산간벽지를 샅샅이 뒤져 합천의 초계면 대평마을에서 한 농부가 농주를 담기 위해 보관해오던 밀 씨앗 한줌을 얻어 되살렸습니다. 그 한줌이 한 포대가 되고, 한 포대가 20포대, 100포대가 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밀을 살리자는 희망과 믿음을 땅에 뿌린 이들이 바로 생산자요, 소비자입니다. 그 눈물겨운 땀과 정성의 결실이 이제 아이쿱라면 공장의 주춧돌을 세웠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공동출자하여 세운 라면공장에서 총 7종의 우리밀라면이 출시됩니다. 시중라면과 다른 자연드림만의 새로운 사회적 기준과 가치를 담았습니다.

 

국내산 재료로 만든 건더기 스프를 사용하며, 라면의 맛을 좌우하는 스프에서는 시중 라면 대비 30% 가량 첨가물을 줄였습니다. 프리미엄 재료로 만든 우리밀 라면임에도 시중의 동일 사양 라면보다 오히려 40%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또한 생산에서 판매까지 최대 15일을 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면을 튀길 때 산화방지제와 합성유화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짧아진 유통기한을 보완하여 소비자에게 갓 만든 신선한 라면의 맛과 건강을 제공하려 합니다. 이젠 공정무역 커피에서 라면에 이르기까지 윤리적 소비의 범위가 우리네 일상의 구석구석에까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젠 윤리적소비자도 다양한 제품 앞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는 시대를 그려 봅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아이쿱생협에서 운영하는 자연드림매장의 모든 빵도 100% 우리밀로 만듭니다. 특히 케이크와 선물류는 국산 유기농 우리밀이며, 자연드림에서는 약 2천가지 이상의 우리밀 관련 제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연드림 매장 1곳은 한달에 약 1톤의 우리밀을 소비하고 있어 우리밀 소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밀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효율적'인 것이 '당위적'이라고 치부되는 시장에서, '당위적'인 것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생협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입니다.